요즘 학교나 병원 곳곳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합니다!’ 안내문이 보여. 주삿바늘도 무섭고, 작년에도 맞았는데 올해 또 맞아야 하나 싶어 귀찮기도 하지? 왜 홍역이나 수두와 달리 독감 백신은 어릴 때 몇 번만 맞고 끝내지 못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백신의 세계로 널 초대할게!

감기 백신은 맞지 않지만, 독감 백신은 맞는 이유는 뭘까? 사실 독감은 감기와는 전혀 다른 질병이야. 매번 바뀌는 독감의 비밀을 파헤쳐 보자!
바이러스가 변하면 백신도 변해야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앓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에요. 독감에 걸리면 갑자기 고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는 등 심한 증상이 나타나요. 독감은 폐렴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예방이 중요해요.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인, 어린이처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더 위험해요.
반면 감기는 콧물과 기침, 목 통증 같은 증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에요. 증상이 비교적 가볍고 원인도 리노바이러스를 비롯한 수십 종의 바이러스로 다양해서 두루 쓰이는 백신이 없어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 B, C형으로 나뉘어요. 그중 사람에게 계절성 독감을 일으키는 건 주로 A형과 B형의 하위 유형이에요. 과학자들은 해마다 유행이 예상되는 몇 가지 유형을 골라 백신을 만들어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자주 변하기 때문에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징도 달라지지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DNA가 아니라 RNA에 유전 정보를 담고 있어요. DNA와 RNA는 모두 유전 정보와 관련된 물질이에요. 생물의 세포에서는 DNA가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RNA가 그 정보를 전달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해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증식하며 RNA를 복제할 때 오류가 자주 생겨요. 복제 오류로 유전 정보가 달라지는 현상을 ‘돌연변이’라고 해요.
돌연변이가 쌓이면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 모양도 조금씩 달라져요. 그러면 과거에 독감에 걸렸거나 백신을 맞아서 몸에 항체●가 생겼어도 이 항체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대로 공격하지 않죠. 바이러스의 형태나 구성이 조금씩 변할수록 백신의 감염병 방어 효과도 점점 떨어지는 거예요.
과학자들은 이듬해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를 예측해 미리 백신을 만들어요. 하지만 예측이 항상 맞는 건 아니에요. 예병일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2009년 한국에서 크게 유행한 독감 ‘신종플루’를 예로 들며 “그해 미리 준비한 백신에는 신종플루 항원●이 들어 있지 않아 예방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어요.
같은 감염병이지만 홍역이나 수두는 독감과 달리 어릴 때 백신을 몇 차례 맞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예방 효과가 오래 이어져요. 홍역·수두 바이러스는 독감 바이러스와 달리 특징이 자주 변하지 않는 데다 백신을 맞아 생긴 면역 기억도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에요.
백신이란?
백신을 맞으면 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길 가능성도 줄어들어요. 많은 사람이 예방접종을 하면 바이러스가 퍼지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데 이를 ‘집단면역’이라고 해요.
유명한 인플루엔자 변이 독감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전 세계 약 5억 명이 감염되고 5000만~1억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돼요.
홍콩 독감
1968년부터 1970년까지 홍콩에서 유행했어요. 당시 홍콩 인구의 15%가 감염됐어요. 단 6주 사이에 크게 퍼져 전 세계 100~400만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돼요.
신종플루
멕시코, 미국에서 시작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유행했어요. 대한민국에서는 약 76만 명이 확진됐고, 270명이 사망했어요.
용어 설명
항원: 우리 몸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 그 일부 조각을 말해요. 몸은 항원이 들어온 걸 알아채면 이를 물리칠 항체를 만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