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라면을 한입 먹었는데 혀에 불이 난 것처럼 화끈거렸어. 옆에 있던 친구는 잘만 먹더라고. 매운맛은 대체 왜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까? 게다가 고추의 매운맛은 원래 적을 쫓아내는 무기였는데 사람을 위한 약으로도 쓰인대! 매운맛 속에 숨은 과학을 함께 알아볼래?
매운 음식을 아무렇지 않게 먹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조금만 매워도 눈물부터 나는 친구도 있어.
둘은 대체 뭐가 다른 걸까?
매운맛은 맛이 아닌 통각
마라탕이나 떡볶이 같은 매운 음식을 먹고 입이 얼얼하거나 눈물, 콧물이 난 적이 있나요? 우리는 이런 감각을 흔히 ‘매운맛’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매운맛은 ‘맛’이 아니에요.
혀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다섯 가지 기본맛을 감지해요. 맛봉오리가 이 일을 맡죠. 반면 매운맛은 맛봉오리가 아니라 통증 수용체가 자극받아 생기는 통각이에요.
통각의 범인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에요. 캡사이신은 혀의 통증 수용체 ‘TRPV1’을 활성화하죠.
TRPV1은 원래 43℃ 이상의 뜨거움을 감지하는 통증 수용체예요. 하지만 캡사이신도 이 수용체를 자극해 실제로 뜨겁지 않아도 뇌는 뜨겁고 아프다고 판단해요.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안이 화끈거리는 이유예요.
뜨겁고 아프다는 신호는 신경을 타고 눈물샘과 코 안쪽 점막까지 퍼져서 눈물과 콧물이 나오게 만들어요. 그렇다고 몸이 뜨거움과 매움을 헷갈리는 건 아니에요. 뜨거울 때는 TRPV1뿐 아니라 다른 온도 신경도 함께 반응해 몸은 ‘뜨겁다’는 감각으로 받아들이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는 너무 맵다고 하고 누군가는 하나도 맵지 않다고 해요.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는 유전적 차이예요. TRPV1의 민감도는 사람마다 달라 같은 양의 캡사이신을 먹어도 통증의 세기가 다르게 나타나요.
둘째는 매운 음식에 대한 익숙함이에요. 매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몸이 매운 자극에 점점 적응해 예전보다 덜 맵게 받아들여요.
셋째는 심리적 요인이에요. 같은 매운맛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요. 어떤 사람은 매운맛을 고통으로 느끼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스릴이나 도전 과제로 여기기도 하죠.
매운 음식을 먹으면 몸은 통증을 줄이기 위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물질을 분비해요. 그래서 매운맛을 짜릿하게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매운맛이 누구에게나 즐거운 자극은 아니에요.
어른과 어린이가 매운맛을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요. 이광렬 고려대 교수는 “어린이는 어른보다 몸이 작고 입과 소화기관도 자극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매운 음식 먹기에 무리하게 도전하기보단 자신에게 맞는 매운 정도를 찾는 게 중요해요.
우주에서는 왜 매운 음식을 찾을까?
2025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문 우주비행사 조니 김은 우주 버전 김치볶음밥과 고추장 버거를 만들어 먹었어요.
매운맛을 느끼는 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