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때문에 이가 아프면 썩은 치아 부위를 제거해야 해. 그런데 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원시인들도 우리처럼 충치 부위를 제거하며 치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 원시인들은 어떻게 충치를 제거했던 걸까?
Q.자기소개를 해줘.
안녕. 나는 약 5만 9000년 전 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야. 2016년 내 어금니 화석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나를 ‘차기르스카야 64’라고 불렀지. 러시아 시베리아 남서부 알타이산맥의 차기르스카야 동굴에서 발견됐기 때문이야. 5월 13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지부의 고고학자들은 내가 어금니에 난 충치를 치료하기 위해 날카로운 돌 도구로 치아를 뚫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했어.
Q.충치가 있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어?
내 어금니가 맞물리는 부분에는 가로 4.2mm, 세로 2.8mm, 깊이 2.6mm의 구멍이 있었어. 이런 구멍은 보통 치아가 깨지거나 닳으면 만들어져. 그런데 구멍 가장자리가 둥글고 매끄러워 외부 충격으로 깨진 흔적과는 달랐어. 또 위쪽이 넓게 벌어져서 오래 닳아 생긴 구멍과도 달랐지. 특히 심한 충치가 생겼을 때처럼 상아질●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었고, 굳고 변색된 흔적이 보였어. 연구팀은 이런 특징을 종합해 내 어금니에 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어.
Q.어떤 도구로 충치를 치료한 거야?
연구팀은 차기르스카야 동굴에서 발견된 석기들을 조사해, 길이 약 29mm, 너비 19mm 정도의 뾰족한 석기를 충치 치료 도구 후보로 골랐어. 이후 동굴 근처 돌로 비슷한 석기를 직접 만든 뒤, 현생 인류의 어금니를 고정하고 물을 묻혀가며 깎는 실험을 했지. 처음에는 어금니를 석기로 긁어 봤지만, 깊은 구멍이 잘 생기지 않았어. 대신 석기를 송곳처럼 손으로 돌리자 몇 초 만에 치아 표면이 뚫렸고, 이렇게 만든 흔적은 내 어금니의 구멍과 비슷했어.
Q.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뭐야?
내 어금니 화석은 치아 안쪽까지 뚫어 치료한 흔적 중 가장 오래된 사례야.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사례는 후기 구석기 시대 호모 사피엔스가 뼈나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로 충치를 긁어낸 흔적이었어. 하지만 나는 돌 도구를 돌려 치아를 뚫었다는 점이 달랐지. 연구팀은 내가아픈 부위를 이해하고 통증을 줄일 방법을 선택했다고 평가했어. 네안데르탈인도 몸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방법을 고민할 만큼 뛰어난 사고력과 손기술을 가졌다는 뜻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