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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전 세계 바다로 다이빙!] 두 얼굴의 해조류, 모자반

    미역이 수명을 다해 바다에서 녹고 나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해조류가 있어요. 바로 모자반입니다. 울릉도와 독도, 추자도, 제주도에서 만난 모자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식물처럼 생긴 해조류

     

    모자반류는 길쭉한 잎이 난 해조류로, 우리나라에 30여 종이 있어요. 식재료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종은 참모자반과 톳입니다. 특히 참모자반은 제주도에서 ‘몸’이라고 불려 ‘몸국’이라는 제주 토속 음식의 주재료로 쓰여요.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이 1800년대에 쓴 해양생물학 서적 <자산어보>를 보면, 모자반 무리를 ‘해조’라고 부르고 모양새를 ‘천사만루’라고 표현했어요. 천사만루는 천 갈래 또는 만 갈래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의미입니다. 

     

    모자반은 식물과 닮았지만, 미역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동물도 아닌 해조류입니다. 뿌리처럼 생긴 것이 달려 있는데, 식물 뿌리처럼 영양분을 흡수하지는 않고 바위 등에 붙기만 하기 때문에 ‘부착기’라고 불러요. 또 ‘기낭’이라는 공기 주머니가 잎과 함께 발달해 물에 잘 뜨고 곧게 설 수 있습니다.

     

     

    바다의 숲, 모자반

     

    모자반은 암수 생식기관이 다른 개체에 있는 자웅이주 생물이에요. 난세포와 정자가 결합해 수정하는 유성생식으로 번식합니다. 수정이 끝나 세상에 나온 모자반은 길이 10~200cm까지 커져요. 자라나면서 줄기와 잎, 부착기의 구별이 뚜렷해지죠. 

     

    모자반은 2년 넘게 살아가며 바다에 거대한 해중림을 형성해요. 해중림은 바다의 숲 같은 존재로 바다 생물들에게 서식처와 산란 장소를 제공해요. 또 광합성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소를 공급합니다. 모자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대 기후 지역의 태평양 서해안과 호주 연안, 인도양에 350여 종이 넘게 서식해요. 여러 바다의 해중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한편 모자반은 과다하게 증식하면서 주변 환경에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선박 스크류에 걸리면서 선박의 이동을 방해하기도 하고, 양식장이나 그물에 걸려 손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12월부터 해양수산부는 모자반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을 유해야생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어요.

     

    죽은 모자반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살아있을 때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죽으면 이산화탄소와 메테인을 다시 발생시키기 때문이에요. 메테인도 이산화탄소처럼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기체예요. 모자반은 바다에서 이로운 역할도 많이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해양 생태계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생물을 일컫는 ‘블루카본’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모자반에는 풍부한 영양분 등 여러 장점이 있어 농사용 비료나 친환경 플라스틱에 활용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어요. 2022년 해양수산부는 모자반의 개체수를 조절하면서 유용하게 쓰기 위해 괭생이모자반 등을 이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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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23호) 정보

    • 글 및 사진

      심수환(해양생물학자, 해양 사진작가)
    • 에디터

      장효빈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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