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아이돌 그룹 ‘쓰리어스’에 푹 빠져 있어.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쓰리어스 멤버가 양손으로 코를 파는 영상을 보낸 거야. 살짝 충격받았는데 다음 날 그 멤버가 자신은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발표했어. 어떻게 된 걸까?
내가 찍은 적 없는 내 사진이 인터넷에?!
딥페이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딥페이크란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혼성어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의미해요. 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짜 영상이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죠.
딥페이크를 이용하면 어떤 사람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꾸거나,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어요. 움직이는 영상에서 사람의 얼굴을 바꿀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하지만 딥페이크는 마냥 맘 편히 즐기기엔 조심해야 할 점이 많아요.
딥페이크가 생긴 뒤로 선거 기간이 되면 항상 불거지는 문제가 있어요. 특정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조롱하는 가짜 영상이 무분별하게 생성된다는 거지요. 반대로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해 유권자들을 공략하기도 해요. 실제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가짜 사진들을 퍼뜨렸어요. 이들은 트럼프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함께 웃고 있는 거짓 사진들을 만들고 실제로 없었던 일화를 꾸며내 소셜 미디어에 올렸지요.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사진이 공유되자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였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진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졌고, 시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지요. 게다가 가짜 사진을 봤던 모든 사람이 딥페이크로 만든 사진이란 걸 알게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누군가는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투표할 수도 있는 거지요. 가짜 미디어 유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절대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돼요.
개인정보를 지키는 습관
딥페이크 기술이 꼭 나쁜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발전된 딥페이크 기술을 공익적으로 활용해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영국은 2022년 런던 전역에 실종 아동의 얼굴을 딥페이크로 재구성한 전광판과 포스터를 게시했어요. 눈을 깜빡이고 사람들을 쳐다보는 등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실종 아동 포스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머물고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광복절을 맞이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독립운동가들의 딥페이크 영상을 공개해 큰 화제가 되었어요. 유관순 열사의 생기 있는 목소리,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재연한 영상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답니다. 이렇듯 동전의 양면과 같이 장단점이 있는 딥페이크를 잘 활용하려면 우선 딥페이크 기술의 위험성을 알고 내 개인정보가 악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그렇다면 내가 지켜야 할 개인정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정보는 나를 알아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말해요. 이름, 주소, 전화번호, 학교 이름 등 모두 개인정보에 포함되죠. 단순히 정보를 나열해 올리지 않더라도, 하나의 사진만으로 나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학교 앞에서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린다면 학교 정보와 위치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지문의 정보도 유출될 수 있어요. 2014년 독일의 한 해커는 사진 속 인물의 손가락에서 지문을 복제하는 데 성공해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냈어요. 지문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유출되면 큰 문제가 되어 특히 조심해야 해요. 또 화장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도 위험할 수 있어요. 화장하는 영상은 대부분 얼굴을 가까이 클로즈업해 촬영하기 때문에 홍채, 얼굴, 목소리, 손바닥 등의 중요한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인터넷에 사진을 올릴 때 나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그런데 만약, 이미 인터넷에 올린 사진으로 피해를 보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바로 알리는 거예요. 피해 사실을 늦게 알릴수록 피해의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거든요. 가까운 어른들에게 최대한 빨리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한, 경찰서나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어요.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개인정보보호포털’에 접속하면 신고 방식과 양식 등을 확인할 수 있으니 잘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