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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함께 기록하자! 우리동네 제비꽃 '문현지' 연구원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서 보라색, 노란색이 섞여 있는 동글동글한 꽃을 본 적 있나요? 바로 삼색제비꽃이에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동식물을 탐사하는 지구사랑탐사대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제비꽃 현장 교육을 이끌었던 성신여자대학교 식물분자계통학실 문현지 연구원을 만나고 왔습니다.

     

    탐사 기록, 인공지능과 만나다!

    2023년 지구사랑탐사대 11기에서는 4월부터 6월까지 주변의 제비꽃을 탐사하는 현장 교육이 3차례 열렸습니다. 현장 교육에 참여한 63팀은 리더인 성신여자대학교 식물분자계통학실 문현지 연구원과 함께 산을 다니며 곳곳에 핀 제비꽃을 볼 수 있었지요. 또 식물도감에 제비꽃의 잎 모양, 줄기 등 생김새를 기록하고, 각 제비꽃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원들이 남긴 사진은 모두 387장. 이 사진들은 문현지 연구원에게 소중한 연구 자료가 되었어요.

    문현지 연구원의 목표는 ‘인공지능(AI) 식물 종 동정 시스템’을 개발하는 거예요. 동정은 생물의 정확한 이름을 확인해 생물이 속한 분류군을 찾는 과정을 말해요.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식물을 촬영하면 사진 속 식물의 이름을 찾아주는 AI 도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AI는 식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AI가 식물의 이미지를 틀린 이름으로 학습했기 때문이죠. 문현지 연구원은 “식물 분류학자로서 AI에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싶다”고 말했어요.

    AI가 식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선 각 식물마다 충분한 양의 생태 이미지를 학습해야 합니다. 생태 이미지는 식물이 산이나 들판에서 발견된 모습 그대로를 촬영한 사진이에요. 현장 교육에 참가한 대원들이 남긴 387장의 사진이 생태 이미지에 해당하죠. 문현지 연구원은 “호기심이 많고 탐사에 열정적인 지사탐 대원들 덕분에 좋은 생태 이미지를 얻었다”며 “올해는 제비꽃의 개화 시기인 3월에 맞춰 현장 교육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시사철 변하는 제비꽃, 같이 관찰해 봐요! ”

    Q 연구원님의 일상이 궁금해요.

    봄부터 가을까지는 산에서 제비꽃을 관찰하고 채집해요. 주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오르죠. 매일 산을 오르면, 어떤 제비꽃이 어느 등산로 주변에 있는지 머릿속에 지도가 그려져요. 겨울이 되면 연구실에서 한 해 동안 채집했던 식물의 표본을 정리합니다. 지금도 정리할 표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Q 산을 오르며 제비꽃의 어떤 점을 관찰하나요?

    제비꽃은 봄엔 꽃잎이 열려 있는 개방화, 여름부터 가을까진 꽃잎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는 폐쇄화를 피워요. 폐쇄화는 열매를 만들어 내는데, 열매가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열매 안에 든 씨앗들이 멀리 퍼져요. 제비꽃은 잎 모양도 계속 변합니다. 특히 털제비꽃의 잎은 원 또는 계란 모양에서 하트 모양이나 넓은 삼각형으로 변하지요. 산에 여러 번 오르며 제비꽃의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있어요.

     

    Q 제비꽃은 얼마나 다양한가요?

    제비꽃은 전 세계적으로 660여 종이 있다고 알려졌어요. 그중 우리나라에서 분포하는 제비꽃은 40종 정도지요. 고산지대나 화산지대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제비꽃도 있어요. 아르헨티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비올라 파키소마(Viola pachysoma)를 보면, 줄기가 다육성 잎을 철갑처럼 두르고 있어요. 비올라 파키소마는 잎이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어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죠.

     

    Q 지구사랑탐사대 기록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요?

    지사탐 현장 교육 참가자들은 제비꽃 19종에 대한 387장의 생태 이미지를 기록했어요. 현장 교육 시간에는 물론, 현장 교육이 아닌 기간에는 집이나 학교 주변의 제비꽃을 성실히 기록해 줬지요.

    저는 지사탐 현장 교육 참가자들이 기록한 생태 이미지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킬 계획입니다. AI가 정확한 동정을 하기 위해선 한 식물 당 500여 장의 생태 이미지가 필요하니, 아직 갈 길이 먼 셈이죠. 제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제비꽃부터 생태 이미지를 모으기 시작해 우리나라에 사는 모든 식물의 생태 이미지를 수집하고 싶어요.   

     

    Q 어과동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현장 교육에 참여했던 대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식물을 기록하고 관찰하는 재미를 같이 느껴보면 좋겠어요. 또 지사탐 대원들이 기록하는 식물 데이터는 AI에만 쓰이는 게 아니에요. 기후 위기로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오르면서 식물들의 생태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연구자뿐만 아니라 시민과학자들이 탐사 기록에 동참하면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식물의 개화 시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리적 분포는 어떻게 바뀌는지가 더 잘 보일 거예요. 시민과학자 한 명, 한 명이 지구의 역사를 기록하는 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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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3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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