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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플랜더스의 개> 네로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아휴, 오늘 엄청 춥네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새해부터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하기로 약속했어요.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기 위해 큰 결심을 하고 추운 날씨에도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섰지요. 열심히 뛰고 있던 그때, 멀리서 네로의 기침 소리가 들렸습니다.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네로가 기침하는 이유는? 

 

“오랜만이네요, 네로 군! 잘 지냈나요?”

반가운 마음에 개코 조수가 먼저 네로에게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콜록콜록. 개코 조수님. 꿀록 탐정님도 안녕하세요. 콜록콜록.”

그런데 인사하는 네로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어요. 얼굴은 빨갛고, 몸을 오들오들 떨며 계속 기침을 했죠. 파트라슈는 그런 네로를 보고 낑낑대고 있었어요.

“네로 군,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나요?”

꿀록 탐정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어요.

“아, 동화나라 미술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콜록콜록. 그래서 성당에 걸린 그림을 보고, 콜록. 영감을 얻어서 며칠간 밤새 그림을 그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콜록콜록. 추운 데 오래 있었더니 감기에 걸렸나 봐요. 콜록.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꿀록 탐정은 네로의 이마에 손을 대고 열을 확인했어요. 

“이런, 그냥 감기라기에는 너무 뜨거운데요? 빨리 병원부터 가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네로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감기가 아니라 폐렴이네요.” 

네로를 진찰한 의사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폐렴, 어떤 질병일까?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에요. 폐는 폐포라는 작은 공기주머니들로 이뤄져 있어요. 우리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공기는 기도와 기관지를 지나 수많은 폐포로 전달돼요. 폐포는 매우 얇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위 혈관에 산소를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전달된 산소는 혈액을 따라 몸속 곳곳으로 이동하죠. 이와 반대로 이산화탄소는 혈관에서 폐포로 이동해 우리가 숨을 내뱉을 때 공기 중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코나 목에 있던 세균, 바이러스가 증식해 폐까지 침투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재채기나 기침으로 튀어나온 침방울이 우리 코나 입으로 들어와도 바이러스가 기도를 지나 폐까지 도달할 수 있지요. 이때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백혈구 같은 면역세포가 폐포로 이동하도록 해요. 면역세포들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는 염증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고름이 폐포에 쌓입니다. 그래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폐포와 혈관 사이를 통과하기 어려워지고, 숨이 차거나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되죠.

 

처음에는 기침하고 열이 나는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감기에 걸린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폐렴에 걸리면 38℃ 이상의 높은 열이 나고, 숨을 들이마시거나 기침할 때 가슴이 아프기도 해요. 폐렴은 제때 치료받는다면 7~10일 안에 나을 수 있는 병이지만, 심해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올겨울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크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폐렴이에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크기가 0.2~0.3㎛(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매우 작고, 보통의 세균과 달리 세포를 보호하는 세포벽이 없어요. 그래서 동그란 공 모양부터 실 모양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바뀔 수 있고, 세포벽을 허물어 세균을 죽이는 보통의 항생제는 통하지 않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크게 유행할 것을 우려해 2023년 11월 중국에 관련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38℃가 넘는 고열과 심한 기침이 특징이죠. 특히 가래가 섞인 기침이 3~4주 정도 지속됩니다. 주로 12살 이하 어린이가 흔하게 걸릴 수 있는 질병이지요. 2023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의 80%가 12살 이하 어린이였습니다.

 

보통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스마 페렴균은 세균이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방해하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합니다. 다만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할 경우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어요. 항생제를 먹어도 세균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중국 베이징에서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이 70~9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도 다른 항생제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증상이 발생한 이후 20일까지 다른 사람에게 세균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는 등 예방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에필로그

 네로는 각종 약을 처방받으며 절대 무리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럼우리 파트라슈 산책은 어떡하죠?”

네로가 걱정하자, 꿀록 탐정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어요.

“오,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이런 날을 꿈꾸며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을 열심히 챙겨봤죠! 제게 맡겨 주세요!”

아무것도 모르는 파트라슈는 네로의 안색이 좋아지자 그저 신난 표정을 지었어요.

“멍! 멍!” 

 

2024년 1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2호) 정보

  • 신주백 객원기자
  • 에디터

    백창은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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