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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불가사리의 별 모양, 몸통 아닌 머리였다?

불가사리에 어떤 선물을 줄지 옥신각신하는 일리와 푸푸. 몸통인 줄 알았던 불가사리의 별 모양이 온통 머리였다고? 그럼 불가사리에겐 모자가 필요하겠는걸? 새롭게 밝혀진 불가사리의 비밀, 지금 소개할게!

 

Q.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불가사리야. 입을 중심으로 5개의 부위가 뻗어 있는 별 모양의 극피동물*이지. 불가사리는 알에서 갓 부화한 어린 시기에는 몸체가 사람처럼 좌우대칭을 이루다가, 점차 자라면서 5개의 대칭축이 있는 방사형 구조로 바뀌어. 좌우대칭에서 어떻게 방사형으로 신체 구조가 바뀔 수 있는지는 오랜 미스터리였어. 게다가 5개 부위 모두 똑같이 생겨서, 과학자들은 어디가 머리이고 몸통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했어.

 


Q. 당연히 별 모양 몸인 줄 알았는데?

지난 11월 1일,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제프 톰슨 박사팀은 극피동물의 몸으로 여겨졌던 신체 부위가 실제로는 머리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연구팀은 불가사리의 성장 과정에서 어떤 유전자가 어느 위치에서 발현되는지 조사해 3차원 지도를 만든 다음, 다른 후구동물의 유전자 구조와 비교했어. 후구동물은 극피동물을 포함하는 더 넓은 분류로, 신체가 좌우대칭을 이루는 인간 등 척추동물도 포함돼.

 

Q. 결과는 어땠어?

분석 결과, 불가사리 신체 전체에서 좌우대칭을 이루는 척추동물의 머리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견됐어. 하지만 척추동물의 몸통과 꼬리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거의 없었어. 이는 불가사리의 몸으로 알려진 신체 구조가 다른 척추동물의 머리에 해당한다는 뜻이지.  제프 톰슨 박사는 “불가사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몸통과 꼬리를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머리와 몸통의 분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어.

 


Q. 그럼 몸이 전부 머리로 이뤄진 거야?

그런 셈이지. 특히 불가사리 중앙의 입과 각 5개 부위 중앙에 척추동물의 머리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몰려 있었어. 기존에는 불가사리의 대칭축 5개가 각각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복사본에 해당한다는 가설이 있었어. 이번 연구를 통해 최초로 불가사리 몸체를 형성하는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기존의 가설을 뒤집을 수 있었어. 제프 톰슨 박사는 “불가사리 등 극피동물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생각을 근본적으로 뒤집은 연구”라고 전했어.

 

용어정리

*극피동물: 몸의 표면에 가시가 돋친 껍질을 가진 동물. 불가사리, 해삼, 성게가 대표적인 극피동물이다.

2023년 2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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