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3월 6일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그의 스승 어니스트 러더퍼드에게 편지를 하나 보냈습니다. 스승이 밝혀낸 연구를 부정하는 내용이었죠.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원자의 개념을 뒤집은 인물입니다. 이전까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는 원자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러더퍼드가 더 작은 입자인 원자핵을 발견한 거예요. 러더퍼드는 원자의 중심에 양전하를 띠는 원자핵이 있고, 음전하를 띠는 전자가 그 주위를 회전하고 있다고 가정했어요.
하지만 러더퍼드가 제안한 원자 모형에는 문제가 있었어요.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회전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회전 운동을 하며 점점 에너지를 잃은 전자들은 양전하를 띠는 원자핵에 끌려가 결국 원자핵과 충돌해버릴 수 있습니다.
보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가설을 세웠어요. 원자에는 전자가 회전하는 궤도가 양파처럼 여러 겹 있다고 가정했지요. 그럼 전자는 정해진 궤도 안에서 원자핵 주위를 회전해요. 전자가 다른 궤도로 넘어가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특정한 에너지를 한꺼번에 얻거나 잃어야 하죠. 예를 들어 원자핵과 가장 가까운 궤도에서 그다음 궤도로 전자가 넘어가려면 일정한 에너지를 흡수해야 돼요.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보어의 원자 모형은 고전 물리학에서 설명하지 못했던 전자의 에너지 상태를 알아내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보어의 새로운 원자 모형에도 한계는 있었어요. 궤도 안에서 도는 전자들에 서로 밀어내는 힘인 반발력이 작용하는데, 이를 설명하지 못했거든요. 이는 13년 뒤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보른에 의해 해결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