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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사] 1957년 10월 1일 약물 부작용으로 시작된 비극 탈리도마이드

1961년 6월 1일,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의 소아과 의사였던 비두킨트 렌츠는 짧은 팔에 손가락이 세 개만 자란 어린이 환자를 만났습니다. 처음에 그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이라 생각했지만, 얼마 후부터 팔다리가 짧거나 없는 아기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지의 모양이 마치 바다표범의 다리 모양처럼 보여서 이 증상을 ‘바다표범손발증’이라 불렀지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렌츠는 부모들을 상대로 철저한 조사에 들어갔고, 곧 기형아를 임신한 어머니들이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탈리도마이드는 진정제와 수면제 기능이 있는 약품으로 1957년 10월부터 팔렸어요. 특히 임신부가 임신 초기에 구역질 등을 겪는 증상인 입덧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임신부가 애용하였죠. 비두킨트 렌츠는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을 발표했고, 각국 정부는 1961~1962년 사이 탈리도마이드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세계에서 1만 2000명 이상의 기형아가 태어난 후였습니다.


탈리도마이드는 분자 구조가 마치 거울에 비춘 것처럼 닮았지만, 서로 포개어지지 않는 두 가지의 구조의 이성질체●를 가집니다. 이 이성질체가 부작용의 원인이었습니다. 하나는 입덧 진정 작용을 하지만, 다른 하나는 혈관 생성을 억제했던 것이죠. 제약a회사에서는 동물을 대상으로 탈리도마이드 임상시험을 실시했지만, 여기서는 전혀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태아가 자랄 때 탈리도마이드가 혈관 생성을 억제해 팔다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입니다.


탈리도마이드의 비극은 신약 개발과 안전성 시험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탈리도마이드의 비극을 계기로 약물 부작용이 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현재는 훨씬 체계적으로 약물 부작용을 시험한답니다.

●이성질체 : 분자식은 같지만 분자 내 원자의 배열 방식이 달라 성질이 다른 물질.

 

2022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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