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0년대 말의 어느 날, 러시아의 화학자 콘스탄틴 팔베르크는 지친 채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화학과 아이라 램슨 교수의 연구실에서 석탄 유래 물질인 콜타르를 활용해 실험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날 저녁 식사는 뭔가 달랐습니다. 한입 베어 문 빵에서 평소에 없던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알고 보니 단맛은 빵이나 다른 음식이 아닌 그의 손과 팔에서 나고 있었습니다. 팔베르크는 그날 하던 화학실험 도중 단맛을 내는 물질이 만들어져 몸에 묻었으리라 추측했습니다. 실험실로 돌아가 그날 실험에 쓴 모든 실험 기구를 핥은 결과, 팔베르크는 단맛의 기원을 찾았습니다. 최초의 인공감미료 ‘사카린’을 발견한 겁니다.
사카린은 설탕의 중세 라틴어 표현 ‘사카룸’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실험 결과 사카린은 설탕보다 300배 강한 단맛을 냈고, 신체에서 분해되지 않은 채 오줌에 섞여 몸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즉,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란 의미였지요. 램슨과 팔베르크는 1879년에 사카린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사카린의 상업적 가치를 눈여겨본 팔베르크는 1895년 9월 15일 단독으로 특허를 취득합니다. 당연히 램슨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지만, 야속하게도 사카린은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후에 만들어진 다른 인공감미료도 사카린처럼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아스파탐은 1965년 궤양 치료제를 만들던 화학자가 우연히 손가락을 핥았다가, 수크랄로스는 1976년 한 연구원이 상사의 말을 잘못 듣고 염소 화합물을 맛본 덕에 발견되었습니다. 수많은 달콤한 발견 뒤에 부주의와 우연이 끼어들었던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