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는 병균을 옮기고 겉모습이 징그러워서 많은 사람이 꺼리는 해충이야. 그런데 바퀴벌레를 인명 구조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대! 그렇다면 바퀴벌레는 더 이상 해충이 아니게 되는 걸까? 과학마녀 일리가 바퀴벌레 인명 구조 현장을 다녀왔어!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인명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사이보그 바퀴벌레’입니다. 저는 마치 배낭처럼 등에 센서 장비를 메고 있어요. 이렇게 기계 부품을 신체의 일부로 사용하는 생명체를 ‘사이보그’라고 합니다. 등에 센서가 달려 있으니 저를 사이보그 바퀴벌레라 부를 수 있는 셈이죠.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의 기계항공우주공학부 사토 히로타카 교수는 제 등에 장비를 얹어 인명 구조에 활용하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어쩌다 인명 구조 임무를 맡게 되었니?
저는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라는 종에 속하는 바퀴벌레입니다. 제 몸길이는 6cm 정도에 몸무게는 대략 23g이 나가요. 싱가포르의 다른 바퀴벌레 종보다 평균 2cm나 크죠. 제가 등에 멜 구조 장비는 이산화탄소를 탐지할 수 있는 센서와 소형 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무게만 5.5g에 달해요. 다른 종보다 몸집이 큰 제가 구조 장비를 메고 활동하기 적합하기 때문에 인명 구조 임무를 맡게 되었어요.
인명 구조 임무는 어떻게 하는 거니?
연구팀은 제 등에 전극이 연결된 마이크로칩을 얹어 실험했습니다. 이 마이크로칩은 바퀴벌레의 신경에 전기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통제하죠. 덕분에 목적지를 잃지 않고 구조 현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답니다. 바퀴벌레는 등에 달린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를 마이크로칩에 전송합니다. 마이크로칩 속 프로그램은 바퀴벌레에게 받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람인지 물체인지 분간하지요.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실시간으로 구조팀에게 위치를 전송하고 구조 요청을 합니다.
바퀴벌레가 인명 구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물론이죠. 실험 결과, 바퀴벌레 구조대가 사람과 물체를 구별하는 정확도는 87%에 달했어요. 또한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는 생존력이 강합니다. 옆구리에 숨구멍이 있어 머리를 다쳐도 7일이나 생존할 수 있죠. 싱가포르 안전관리기관 관계자는 “로봇 곤충 팀이 위험하고 좁은 공간 등을 탐색하여 구조 과정을 효율적으로 단축하면 인명 구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