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9~10km 위, 대류권과 성층권 경계에는 ‘제트기류’라는 바람이 흐릅니다. 제트기류는 길이 수천 km에 넓이 수백 km에 이르며, 시속 100km 이상으로 빠르고 강하게 부는 바람이에요. 위도 30°와 60° 부근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데, 저위도와 고위도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기지요.
처음 제트기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람은 일본 기상학자 오이시 와사부로입니다. 1926년, 그는 후지산 인근에서 날린 기상관측용 풍선이 빠른 속도로 태평양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강한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아챘지요. 그는 이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지만, 생소한 언어인 ‘에스페란토어’로 글을 쓰는 바람에 연구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어요.
제트기류를 다시 세상에 알린 사람은 미국의 비행 조종사인 와일리 포스트입니다. 그는 최초로 비행기 세계 일주에 성공했어요. 높은 고도에서의 비행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저기압에서 몸을 보호하는 비행복을 실험하기도 했지요. 1934년 12월 7일, 그는 최초로 상공 15km 비행에 도전하여 성공합니다. 이때 비행기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의 비행기는 비행기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날고 있었습니다. 와일리 포스트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트기류를 타고 비행했던 것이죠.
5년 후인 1939년, 독일의 기상학자인 하인리히 자일코프가 이 바람에 제트기류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하지만 처음으로 제트기류를 타고 날았던 와일리 포스트는 이 단어를 들을 수 없었어요. 1935년, 비행기 사고로 추락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