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지구사랑탐사대 현장취재] 전 세계 박쥐 연구자들에 외치다! 시티뱃 프로젝트

 

 

“박쥐를 엄청나게 탐사해서, 엄청나게 유명한 박쥐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8월 28일 오후 2시, 온라인에서 열린 국제 박쥐의 밤 행사에서 지구사랑탐사대 김선우, 김도윤 대원이 당찬 포부를 밝혔어요. 전 세계 박쥐 연구자들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박쥐 탐사를 하는 이유를 발표하는 영상을 보고, 열띤 박수를 보냈지요. 국제 박쥐의 밤 영상 출품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한 달의 기록을 공개합니다!

 

 

 

D-30 전 세계 박쥐 연구자들에게 지사탐을 알리자고?!
“국제 박쥐의 밤에 시티뱃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어떨까요?”
모든 건, 류흥진 연구원으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시작됐습니다. 시티뱃(Citibats) 프로젝트는 류흥진 연구원을 탐사 대장으로, 지난 해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시민과학풀씨’와 ‘지구사랑탐사대’가 함께 시작한 시민과학프로젝트입니다. 올해는 지구사랑탐사대 박쥐 탐사로 이어서 하고 있고요. 이 한 통의 전화 이후, 숨가쁜 한달이 이어졌습니다. 류흥진 연구원과 출품할 영상의 주제를 잡고, 촬영지를 선정하고, 박쥐 탐사 열혈 대원을 섭외하고, 재단법인 숲과나눔과 소통하고, 영상촬영팀과 멋진 영상 촬영을 위한 작전을 짰지요. 


 

 

영상의 주제는 ‘한국의 어린이들이 박쥐 탐사를 하는 이유는?’입니다. 우리 주변의 박쥐를 탐사하는 한국의 어린이들과 시민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전 세계에 소개하기로 했지요. 제주의 한 숲에서 8월 9일, 류흥진 연구원과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 그리고 영상팀이 만나 촬영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비 예보가 틀리기만을 바라면서요.

 

 

 

D-19

카메라 ON! 제주도에서 진행된 박쥐 촬영
“제게 박쥐는 작고 지켜주고 싶은 생물이에요. 박쥐를 한 번 더 생각해 주세요.”
8월 9일 어둑해질 무렵, 제주의 한 숲에서 류흥진 연구원이 카메라에 대고 이렇게 호소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오해를 산 박쥐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묻어나오는 말이었지요. 

 

 


“박쥐는 우리 인간에게 아주 고마운 동물이에요. 모기와 같은 해충을 하룻밤에도 1000마리 넘게 잡아먹는다고 알려졌어요. 또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꽃가루를 옮겨주는 화분매개자 역할도 한답니다.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죠.”


박쥐에게 수많은 바이러스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원래 박쥐와 인간은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자연을 개발하며 박쥐의 서식지가 파괴됐죠. 이렇게 박쥐가 살 곳을 잃으면서 인간과 자주 접촉하게 돼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등 문제가 생긴 거예요. 류흥진 연구원은 “탐사를 하다가 박쥐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절대로 직접 만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앞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박쥐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김선우 대원(딸랄랑구 팀)

 

 

지사탐 대원들은 류흥진 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며 박쥐 찾기를 시작했어요. 초음파를 탐지하는 장치인 ‘에코미터’를 스마트폰에 장착한 채, 박쥐 초음파가 잡히는지 살폈지요. 
“어? 여기, 관박쥐 초음파가 잡혔어요!”

 

 


날이 어두워지자 한 동굴 근처에서 박쥐 초음파가 탐지됐어요. 이윽고 한 마리 두 마리 박쥐가 빠르게 날아오르는 모습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탐사대는 박쥐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자리에 앉아 에코미터 속 초음파를 살폈어요. 관박쥐, 긴가락박쥐, 큰발윗수염박쥐 등 여러 박쥐 초음파가 확인됐지요. 


지난해부터 박쥐 탐사를 해온 딸랄랑구 팀의 김선우 대원은 “청계천, 서울숲 등에서 박쥐를 찾았는데, 제주에 이렇게 많은 걸 보고 정말 놀라웠다”며, “엄청나게 많은 박쥐를 탐사해, 앞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박쥐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요. 한편 제주에 사는 김도윤 대원은 “원래 새 탐사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포유류 중 하늘을 나는 유일한 동물인 박쥐 탐사에 푹 빠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어요. 이어 “앞으로 제주의 박쥐는 내가 탐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답니다.

 

 

 

앞으로 제주의 
박쥐는 제가 
탐사할 거예요.
김도윤 대원
(제주김가네 팀)

 

 

 

 

D-day

 

박쥐를 즐기는 사람들, 국제 박쥐의 밤


8월 28일 오후 2시 경 드디어 국제 박쥐의 밤이 시작됐어요. 이날 행사에는 호주, 뉴질랜드, 인도, 태국,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 약 40개 국가가 참가했지요. 
오후 4시 경 동굴과 지하 서식지의 생물다양성과 박쥐의 역할에 대해 발표한 필리핀 연구자에 이어, 지구사랑탐사대의 발표가 시작됐어요. 영상을 본 카리나 마리는 “미래 세대들이 박쥐의 중요성을 배운다니 정말 놀랍다”며, “한국의 미래 세대는 앞으로 더 멋진 일을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지요. 


이날 발표를 마친 류흥진 연구원은 “내년에는 부디 코로나19가 종식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박쥐를 볼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이어 “앞으로 우리나라에 국가 박쥐모니터링 프로그램이 확립되는 날까지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열심히 탐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말했지요. 앞으로도 지구사랑탐사대의 박쥐 탐사는 계속됩니다. 박쥐 탐사를 통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박쥐를 아끼고, 생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그날까지, 쭈욱! 

 

2021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김정 기자 기자
  • 도움

    류흥진 박사
  • 도움

    재단법인 숲과나눔 시민과학풀씨
  • 디자인

    최은영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도시·지역·지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