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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라디오돈트의 눈 덕분에 진화가 뿜뿜.

 

대체 무슨 일이야? 지금 아노말로카리스 두 마리가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어! 저 멀리 먹을 것이 보인다나? 난 하나도 안 보이는데, 일단 따라가 봐야겠어!

 

Q.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우리는 ‘라디오돈트’라는 해양생물이야. 난 ‘아노말로카리스 브릭시(Anomalocaris briggsi)’라는 학명을 가졌지. 내 옆의 친구는 ‘아노말로카리스 카나덴시스(Anomalocaris canadensis)’라고 해. 우린 약 5억년 전, 바다를 장악하던 최상위 포식자였어. 1m까지 자라는 덩치를 지녔고 머리에는 한 쌍의 다리가 있지. 이 다리를 이용해서 톱니 모양 이빨로 먹이를 먹었단다. 약 100년 전 처음으로 라디오돈트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우리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어.

 

Q. 너의 눈이 그렇게 좋다면서?
호주 뉴잉글랜드대학교 존 패터슨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작년 12월 2일 호주 캥거루섬의 에뮤 베이에서 라디오돈트의 화석을 찾아내 화석의 겹눈*을 분석했어. 화석의 겹눈은 지름이 4㎝에 달하고 겹눈 중앙에 있는 눈의 수정체가 다른 위치에 있는 수정체보다 더 커. 이는 빛이 닿지 않는 1000m 아래의 심해에서도 아주 희미한 빛을 포착해 잘 볼 수 있다는 뜻이지. 연구팀은 이 화석의 주인이 라디오돈트라고 규명했지.


Q.겹눈에 관련된 새로운 분석이 있다는 데?


연구팀은 이 시기에 나의 시력이 진화 경쟁을 촉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어. 내가 월등한 시력으로 먹을 것을 잘 찾아내니, 나에게 잡아먹히던 생물들이 나를 잘 피하도록 진화했다는 거야. 나의 활동 시기는 고생대 초기 무렵으로 오늘날 주요 동물의 초기 형태가 대부분 출현하고 진화한 시기야. 패터슨 교수는 “시각의 발달은 포식자와 사냥감 간의 진화 경쟁을 부추겨서 생물의 종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고 생태계 상호작용의 형성을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어. 

 

Q. 너희는 생김새가 좀 다른 거 같아.
눈이 머리 표면에 딱 붙어있는 나와는 다르게 내 친구는 머리에 눈자루가 있고 그 끝에 눈이 달려 있어. 내 친구는 빛이 잘 들어오는 물에서 삼엽충 등을 사냥하기 위해 적응한 눈을 가지고 있어. 반면, 나는 심해의 희미한 빛 속에서도 바닷물을 여과해 플랑크톤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적응한 눈을 가졌지. 연구팀은 이렇게 라디오돈트의 눈을 통해 초기 동물 생태계에서 시력이 맡은 역할과 생태학적 다양성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단다.

 

● 용어정리

겹눈 : 여러 개의 눈이 벌집 모양으로 모여 생긴 눈. 각각의 눈은 각막, 수정체, 망막 등을 가지고 있다.

2021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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