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찜질방에 갔더니 더워도 너무 더워! 얼음 동동 시원한 식혜가 필요해! 그런데 저 낙타는 털도 많은데 하나도 안 더워 보이네. 어떻게 더위에 끄떡없는 거지?
Q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나는 낙타야. 혹이 두 개인 쌍봉낙타와 하나뿐인 단봉낙타로 나뉘지. 혹의 개수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 혹 안에는 지방이 들어 있어. 이 지방을 분해해서 물과 영양분을 얻으면 며칠 동안 쫄쫄 굶어도 문제없다는 말씀! 혹뿐만 아니라 내 몸 구석구석에 혹독한 사막 기후를 잘 견딜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어. 예를 들면 눈과 귀 주변 털이 길고 촘촘하게 두 겹으로 나 있어서 모래바람이 불어도 몸 속에 모래가 들어오지 않지. 또, 고양이나 개의 발바닥처럼 ‘척구’라 불리는 둥근 덩어리가 발바닥에 두 개 달려있어서 모래사막을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아. 게다가 낮 기온이 최대 50°C까지 오르는 무더운 사막에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살지.
Q 사막에서 체온을 어떻게 유지하는 거야?
그 비결은 바로 털이야. 낙타 털은 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그러다 보니 주변이 더워도 몸이 뜨거워지지 않기 때문에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아도 체온을 유지하는 덕에 수분을 보존할 수 있단다. 지난 11월 11일,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재료공학과 제프리 그로스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낙타 털과 땀샘을 모방한 신소재를 개발했어. 이 신소재는 물체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보냉 기능이 뛰어난 게 특징이야.
Q 낙타를 모방한 신소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줘.
연구팀은 낙타 털을 모방하기 위해 하이드로겔과 에어로겔을 이용했어. 습윤밴드(젤반창고)에도 이용되는 하이드로겔은 물을 증발시켜 온도를 낮추는 소재야. 먼저, 하이드로겔은 낙타의 땀샘을 모방했어.
에어로겔은 대부분이 공기로 채워져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단열성이 우수한 소재라서, 단열 기능을 발휘하는 낙타의 털 역할을 했지. 연구팀은 낙타 털을 모방하기 위해 공기보다 열을 절반 정도 덜 전달해 열차단 효과가 뛰어난 에어로겔을 개발했어. 그렇게 만들어진 신소재의 아래층은 5.0mm의 하이드로겔로, 위층은 2.4mm의 에어로겔로 구성됐지.
연구팀이 열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줄이기 위한 재료인 단열재에 이 신소재를 붙여 냉각 기능을 실험했어. 진공 상태에서 이뤄진 실험 결과, 새로운 보냉 소재는 30°C인 주변 온도보다 7°C 가량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기존 하이드로겔만으로 이루어진 소재에 비해 5배 긴 200시간으로 측정됐어.
Q 이 신소재를 무엇을 할 수 있는데?
제프리 그로스만 박사는 “전기가 없어도 소재 자체만으로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기가 부족한 지역에서 제품을 시원한 상태로 보관하거나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