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케라톱스,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이 모든 유명한 공룡들이 고생물학계의 두 라이벌이 일으킨 경쟁 중에 발견되었어요. ‘화석 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경쟁의 주인공은 ‘마시’와 ‘코프’입니다.
오스니얼 찰스 마시는 1831년 10월 29일,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는 1840년 7월 28일에 태어난 미국의 고생물학자입니다. 둘 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화석 발굴을 시작했지요. 서부개척시대였던 19세기 중반, 둘은 미국의 드넓은 사막에서 화석 찾기에 몰두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둘의 사이는 1868년, 코프가 마시에게 자신이 발굴한 수장룡* 엘라스모사우루스의 화석을 보여줬을 때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화석을 본 마시가 ‘코프가 화석의 꼬리에 머리뼈를 잘못 달아 놓았다’고 지적했거든요. 그 이후로 둘 사이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약 20년에 걸친 ‘화석 전쟁’이 시작되었지요.
‘전쟁’이라고요? 예, 마시와 코프는 정말로 전쟁 직전까지 갔습니다. 상대방의 화석을 몰래 훔치고, 심지어 화석을 캐지 못하도록 채석장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다툼이 커져 인부들이 상대편에 돌을 던지며 싸우기도 했지요.
하지만 치열한 싸움의 승자는 마시와 코프, 그 누구도 아니었습니다. 오랜 경쟁 끝에 돈을 다 써버린 그들은 파산해 말년에 가난에 시달렸거든요. 진정한 승자는 둘의 경쟁으로 많은 화석을 얻은 미국의 박물관 이었지요. 뼈 전쟁 이전 미국에서 발견된 공룡은 겨우 9종이었는데, 전쟁이 끝날 무렵 마시는 무려 80종, 코프는 56종에 달하는 신종을 발견했어요. 흙탕물 싸움 끝에 공룡 연구의 신기원이 열린 것이죠.
용어정리
* 수장룡 : 중생대에 살았던 수생 파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