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11월 28일, 영국 케임브리지의 무라드 전파천문대에서 관측 중이던 대학원생 조슬린 벨 버넬은 여우자리 방향에서 특이한 전파 신호를 발견했어요. 전파 신호가 약 1.34초마다 맥박치듯 오고 있었죠. 혹시 외계인의 신호일까 생각한 그는 지도교수인 앤터니 휴이시와 함께 이 신호에 ‘작은 초록 인간’을 의미하는 ‘LGM-1’이라는 별명을 붙였어요.
그러나 곧 비슷한 신호가 더 발견되면서, 이 전파 신호가 외계인이 아니라 천체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어요. 그들은 관측 결과를 1968년 2월 24일에 발표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이상한 천체인 ‘펄서’의 존재가 알려지는 순간이었죠. ‘주기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별’이라는 뜻의 펄서는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이에요. 엄청난 속도로 자전하면서 회전축 방향으로 강한 전자기파를 뿜어내지요.
앤터니 휴이시 교수는 펄서를 발견한 공로로 197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처음 펄서의 신호를 찾아낸 조슬린 벨 버넬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지 못했어요. 이 사건은 노벨상의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알려졌지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객원교수인 조슬린 벨 버넬은 위대한 여성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혀요. 2년 전에는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알려진 ‘브레이크스루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그는 상금 3백만 달러(약 34억 원)를 여성, 소수자, 난민 물리학 연구자를 위해 기부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