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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과동 창간 15주년] 15년 동안 함께 한 홍승우 작가 인터뷰

‘인공지능 마이보’를 연재하고 계신 홍승우 작가님은 어과동 창간호부터 함께 하셨어요. ‘다운이 가족의 생생탐사’, ‘녹색전사 에코’, ‘수학영웅 피코’, ‘SOS 애니몽’, ‘다운이 가족의 생생 양자역학’, ‘생생 인체탐험’ 등 어과동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신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Q15년 동안 마감을 한 번도 어기신 적이 없다고요?!
저는 만화를 그리고 보내면 일이 끝나지만, <;어린이과학동아>; 편집부는 그때부터 일을 시작해요. 저 때문에 기다리고 있을 기자들 생각을 하면 늦을 수가 없지요. 


마이보 작업은 매월 1일부터 15일 사이에 해요. 16일부터는 다음 스토리를 생각하거나 전체 세계관을 점검하지요. 연재를 워낙 오래하다 보니 한 회당 3~4일이면 스토리를 짜고 스케치를 하는 작업이 모두 끝나요. 이전보다 훨씬 편리해진 편집 프로그램의 덕도 있지요. 종이에 펜으로 하나하나 그릴 때부터 만화를 그렸는데 그때 마이보를 그렸다면 동그란 얼굴과 몸을 일일이 그려야 했을 거예요. 지금은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마이보의 형태를 완성할 수 있답니다.


 Q웬만한 과학 상식은 다 꿰고 계실 것 같아요.
워낙 잘 까먹는 성격이라 대부분 머리에 남아 있지 않아요. 그래도 과학을 주제로 만화를 그리는 건 늘 재밌어요. 어렸을 때부터 탐구하는 건 좋아했지만 과학자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꿈도 못 꿨죠. 돋보기로 개미를 두세 시간 관찰하곤 했는데, 책 <;개미 세계 여행>;을 읽고 개미가 사회성 곤충이란 사실을 알고 더욱 매료됐지요. 만화에 개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제 사심이 담겨서랍니다. 


첫 연재작인 ‘다운이의 생생 탐사’를 그릴 땐 깃털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려서 생물을 실제처럼 그리려고 했어요. 시간이 흘렀으니 고백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연재가 끝날 무렵에는 그림이 실제 생물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지요. 무엇보다 <;어린이과학동아>;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12페이지의 긴 분량에 적응하는 거였어요. 8컷 만화를 주로 그렸는데, 12페이지나 그려야 하니 어디서 웃겨야 하는지 도통 감을 못 잡았었죠. 지금은 많이 나아졌죠?

 


Q가장 힘들었던 만화는 무엇인가요?
‘생생 양자역학’이죠. 미시세계에 관심이 있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라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아주 작은 입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는다니…. 그래도 20페이지 만화를 3년 동안이나 연재했어요. 


‘인공지능 마이보’는 그동안 연재했던 만화 중에 제일 재밌어요. 발랄한 성격에 작은 사고를 계속 치는 마이보 캐릭터엔 제 어린 시절이 담겨 있거든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해 별명이 ‘까불이’였어요. 마이보는 친구들이 인공지능을 두렵고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안타까워 시작하게 됐어요. 기회가 된다면 시즌2도 해보고 싶어요.


Q<;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고요?
친구들이 삐뚤빼뚤 글씨로 적어서 보내주는 엽서나 그림은 정말 소중해요. 만화의 인기가 떨어질까 봐 두려울 때도 있는데 여전히 좋아해 주는 걸 보면서 힘을 내죠. 요즘처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진 세상에 잡지가 이렇게 인기를 얻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50살이 넘은 저도 어린이 잡지를 보며 커 왔어요. 윤승운 선생님의 <;요철 발명왕>;을 보며 만화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당시 윤승운 작가님은 제게 ‘신’과 마찬가지였어요. 그때 잡지를 보며 만화가의 실수를 발견할 때마다 쾌감을 느꼈던 기억도 나네요. 여러분도 저와 똑같은 마음이죠?

 

Q시간이 남으면 어떤 활동을 하나요?

족구, 당구, 헬스 등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집안의 고장 난 부분을 고치고 강아지와 산책도 나가지요. 틈틈이 딴짓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프리랜서에겐 체력과 시간 관리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밤새워 작업하거나, 마감을 코앞에 두고 몰아서 작업하다간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지요.


Q언젠간 꼭 하고 싶은 만화 소재가 있나요?
꿈에 관한 만화요. 우리가 꾸는 꿈이 ‘꿈 공장’에서 매일 배우들이 꿈을 촬영한 결과물이라고 가정한 세계예요. 뇌과학 분야와 연결하면 좋겠네요. 


이렇게 새로운 만화의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적어놔요. 친구들도 저처럼 메모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지금부터 쌓아놓은 아이디어들은 나중에 튼실한 나무가 자라는 좋은 토양이 될 수 있을 거예요. 


Q<;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세요.
친구들, 제 만화를 좋아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사실 예전엔 이런 마음이 없었는데 15년이 되니 감사한 마음이 늘 들더라고요. <;어린이과학동아>;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변하겠지요. 어과동 150주년은 친구들이 만화가 혹은 과학자가 되어 직접 축하해 주세요! 

2019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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