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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기자단] 치약, 로션, 샴푸 ···앗! 여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지난 5월 28일, 서강대학교 화학과 신관우 교수님 연구실에 기자단 친구들 4명이 찾아갔어요. 친구들의 손에는 샴푸, 치약, 로션 등이 들려 있었지요. 교수님께 드리는 선물일까요? 이건 사실 생활용품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찾기 위한 실험 재료랍니다. 기자단 친구들은 정말 실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을까요?


 

미세플라스틱에도 종류가 있다?


기자단 친구들이 실험실에 들어서자, 신관우 교수님과 조대연 조교님이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어요. 인사를 나눈 뒤, 교수님은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지셨어요.


“미세플라스틱이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요?”


기자단 친구들이 머뭇거리자 교수님은 곧바로 또 다른 질문을 던지셨어요.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mm보다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을 뜻해요. 크게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나뉘지요. 무엇을 기준으로 이 둘을 나누는 걸까요?”


교수님은 1차 미세플라스틱은 처음부터 작게 만든 플라스틱 조각이고,


2차 미세플라스틱은 커다란 플라스틱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기는 부스러기라고 설명하셨어요. 화장품이나 치약에 들어 있는 작은 알갱이들이 대표적인 1차 미세플라스틱이지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전문가들은 2차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1차 미세플라스틱에 비해 월등히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따라 작은 플랑크톤에서 물고기, 바닷새, 인간에게로 이어지며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쳐요. 먹이사슬의 위쪽으로 갈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누적되기 때문에 인간의 몸에는 특히 높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쌓여있을 수 있답니다. 미세플라스틱에는 각종 병원균, 독성 화학물질 등이 묻어 있어 암을 일으키거나 세포를 훼손시킬 수 있지요.”

 

 

생활용품 속 미세플라스틱을 찾아라!

 


“기자단 친구들 모두 실험복과 고글, 실험 장갑을 착용했나요? 화학 실험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안전장비 착용’이랍니다. 약품이 피부나 옷에 튀면 위험할 수 있거든요.”
실험은 크게 3단계로 이뤄졌어요.


1단계에선 치약 등의 생활용품 속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색소로 물들이고, 2단계에선 거름막을 이용해 생활용품 속에 있는 고체 성분들만 골라내요. 그 뒤 현미경을 통해 색소에 물든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찾아내는 게 3단계지요.


이때 미세플라스틱은 ‘나일레드’라는 색소로 물들였어요. 미세플라스틱은 물과 잘 결합하지 않고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을 띠어요. 나일레드는 이런 소수성 물질을 물들이는 성질이 있어 생활용품 속에서 미세플라스틱만을 염색시킬 수 있지요. 또한 나일레드에 자외선을 비추면 빛이 나기 때문에, 나중에 나일레드로 염색시킨 미세플라스틱을 찾을 때에 자외선을 쪼이면 현미경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답니다.


기자단 친구들이 가져온 다양한 생활용품들 중 실험 샘플로 당첨된 건 치약이었어요. 다만, 치약은 걸쭉하기 때문에 물을 섞어 묽힌 뒤 실험을 진행했답니다. 치약에 물과 색소를 넣은 뒤 기계를 통해 30분 정도 잘 섞어 주고, 이를 거름막에 거르자 다양한 크기의 알갱이들이 걸러졌지요. 이 중 미세플라스틱이 정말 있을까요?

 

 

현미경을 통해 바라본 치약 속 세상은?

 

“현미경에 보이는 알갱이들 중에 무엇이 미세플라스틱인지 구별할 수 있나요?”


현미경으로 봐도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것인지를 구분하는 건 불가능했어요. 그런데 조교님이 현미경 옆에 놓인 자외선 조명을 켜자 나일레드에 물든 미세플라스틱들이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답니다. 빛나는 부분을 확대해 보자 미세플라스틱의 모양이 확실하게 보였지요.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겨우수십μm(마이크로미터. 1μm은 백만 분의 1m다.)에 불과했답니다. 눈으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크기였지요.


실험 결과를 보고 기자단 친구들은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데 신관우 교수님이 던져 주신 질문에 기자단 친구들은 다른 고민에 빠졌답니다.  


“사실, 이 미세플라스틱 덕분에 우리가 치아를 더 깨끗하게 닦을 수 있어요. 미세플라스틱이 칫솔이 닿지 않는 작은 틈까지 긁어내는 역할을 하거든요. 사실 생활 곳곳에서 미세플라스틱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을 단순히 ‘나쁜 것’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돌아가는 길에 각자 생각해보도록 해요.”


실험에 참여한 김진하 친구는 “치약에서 실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을 때 조금 놀랐다”며, “나중에 우리가 마시는 생수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며 소감을 말했어요.

 

 


도움

신관우(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조대연(서강대학과 화학과 석사과정), 구지영(서강대학교 화학과 학사과정)

2019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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