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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왕귀뚜라미 대전

지사탐 심화교육



“올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펜싱 금메달을 땄죠? 그런데 왕귀뚜라미도 더듬이로 펜싱을 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님의 말에 지사탐 대원들이 웃음을 터뜨렸어요. 이번 심화교육의 주제는 ‘동물들의 공격행동’이에요.

“동물들은 어떨 때 싸움을 할까요?”

사실 동물들은 싸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요. 싸우다가 다칠 수도 있고 다른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영역이나 먹이, 암컷 등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싸움을 해요.

동물이 영역이나 먹이, 암컷 등을 확보하는 능력을 ‘자원 확보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는 몸길이나 무게 등에 비례하지요. 한편, 한번 싸움에서 진 패자는 한동안 싸움을 피하게 돼요. 이를 ‘패자효과’라고 해요.
 

그럼 귀뚜라미는 어떻게 싸울까요?

“귀뚜라미의 공격행동은 5단계로 일어나요. 먼저, 두 마리의 귀뚜라미가 이동하다가 더듬이를 접촉해 서로를 알아봐요(1단계). 그 다음 마치 펜싱을 하듯 더듬이를 부딪쳐 승부를 겨루지요(2단계).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서로 큰 턱을 벌려 싸우거나(3단계), 심하면 격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4단계).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는 몸을 떨며 울음소리를 내는 승리의 세레모니를 하고, 패자는 도망가지요(5단계).”

드디어 자원 확보 능력과 패자효과를 확인해 볼 왕귀뚜라미 대전이 시작됐어요. 그런데 정작 귀뚜라미들은 싸울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대부분 한 녀석이 시비를 걸어도 다른 녀석이 겁을 먹고 도망가기 바빠 싸움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지요. 딱 한 번 두 귀뚜라미가 빠르게 더듬이를 부딪쳤는데, 한 번의 펜싱으로 승부가 결정나 버렸어요.


 

“우리 동물행동학자들의 실험이 사실 이래요. 동물 행동은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거든요. 동물과 실험 환경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하답니다.”

교수님의 설명을 뒤로 하고, 배윤혁 연구원의 안내에 따라 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실을 탐방했어요. 연구실에는 수많은 책들과 곤충 표본, 개구리 모형 등이 놓여 있었어요. 또 사육실에 있는 사슴벌레, 개구리,
사마귀, 거북 등도 관찰했지요. 모두 연구를 위해 연구실에서 직접 키우는 생물들이었어요.

인진우 학생(지누짱 팀)은 “심화교육을 통해 교수님께서 하시는 연구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실험을 위해 참을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어요.

기대했던 왕귀뚜라미의 치열한 전투를 보지는 못했지만, 동물행동학자의 연구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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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사진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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