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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0℃를 넘었어요.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5월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지요. 실제로 지난 3~5월의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2.2℃로 *평년 기온보다 1.4℃나 높았어요. 아래 표를 보면 기온이 높았던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에요. 동남아의 국가들도 지난 4~5월 이상 고온에 시달렸어요. 태국의 매홍손시는 지난 4월 28일, 낮 최고 기온 44.6℃로 사상 가장 높은 4월 기온을 기록했지요. 인도에서는 지난 5월 최고 51℃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40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어요.
*평년 기온: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의 평균 기온.
세계적으로 봄철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에요. 지난 2015년의 지구 평균기온은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지요. 게다가 올해 4월은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봄이 됐어요.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진의 분석결과, 올 4월의 평균기온은 14.8℃로 1910~2000년의 평균기온 13.7℃보다 1.1℃나 높았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최근 차 보고서를 통해 1750~2011년에 인간이 대기로 내뿜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무려 2조 400억톤이나 된다고 밝혔어요. 또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기후변화는 수세기를 걸쳐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했답니다.
뜨거운 봄, 늘어나는 벌레들
올봄 기온이 높았던 것과 벌레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온도가 높으면 벌레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알을 낳아서 수가 늘어난답니다.
벌레는 곤충을 비롯해 거미나 지렁이 같은 동물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에요. 벌레는 포유류처럼 체온이 일정하지 않고 주변의 기온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지요. 그래서 체온이 높아지면 몸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져서 성장속도가 빨라져요. 결국 성장속도가 빨라져 어른벌레가 되는 시기가 빨라지면 그만큼 번식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지는 거예요.
높아진 기온으로 늘어난 벌레들은 이미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했어요. 최근 러시아 남부지역에는 수백만 마리의 메뚜기 떼가 나타나 약 700km2 넓이의 농경지를 뒤덮고 농작물을 갉아먹어서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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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인도의 타지마할에는 ‘푸’라고 불리는 모기처럼 생긴 곤충이 대량으로 발생하기도 했어요. 새하얀 대리석 벽이 곤충의 초록색 분비물로 덮일 정도였지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는 살인 벌로 불리는 아프리카산 벌 수천마리가 주택가를 습격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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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무더위로 모기의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기온에 따라 모기의 수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한번 계산해 볼까요?
모기는 알에서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가 되는 완전변태를 해요. 어른 암모기는 약 2~4주 정도 살면서 보통 3~7회 알을 낳아요. 한 번 알을 낳을 때마다 100~150개를 낳지요.
모기가 알에서 어른벌레가 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기온이 18℃일 때는 25일이에요. 하지만 기온이 22℃로 올라가면 19일, 26℃에서는 12일, 30℃가 넘으면 7일 만에 어른벌레가 될 수 있어요.
이처럼 기온이 18℃일 때는 한 달 동안 알 하나에서 하나의 어른 모기가 생기지만, 30℃가 넘을 때는 알 하나가 7일 만에 어른 모기가 되어 알을 100개 낳고, 이 알에서 자란 어른 모기가 또 알을 100개 낳아 자라면 한 달 만에 무려 1만 마리의 모기로 늘어날 수 있답니다. 온도에 따라 곤충의 수가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니 정말 놀랍죠?
![어른 암모기는 약 2~4주 정도 살면서 보통 3~7회 알을 낳는데, 한 번 알을 낳을 때마다 100~150개를 낳는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706/C201613N002_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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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모기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에서 모기를 채집해 어떤 종류가 잡히는지, 그리고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어요. 전국 10개 시도에서 *유문등을 이용해 채집한 모기의 수를 보면 2016년 5월 한 달간 총 350마리로, 지난해 5월의 165마리에 비해 2배 이상 많아졌어요. 올 봄 따뜻한 기온으로 모기의 수가 늘어난 거예요.
*유문등: 야행성 곤충이 좋아하는 350~370nm 파장의 푸른 빛으로 모기를 유인하는 등.
호주의 국립공중보건역학센터의 맥마이클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5.8℃까지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100년에는 모기가 열대지방은 2배,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방은 10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모기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무서운 이유는 모기가 옮기는 질병이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모기는 일본뇌염과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의 질병을 옮기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일본뇌염 환자수는 2013년 14명, 2014년 26명, 2015년 40명으로 증가하고 있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인간을 가장 많이 해치는 동물은 단연 모기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2015년 전세계 사람들의 사망 원인을 보면 모기에게 물려서 생긴 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72만명 이상으로, 전쟁이나 폭력으로 사망한 47만 명이나 뱀에 의해 사망한 5만 명보다 훨씬 많답니다. 또 모기에 의해 질병에 걸리는 사람은 매년 2억 명이 넘는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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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붉은털원숭이에게서 처음으로 발견된 바이러스예요. 당시에는 원숭이 사이에서만 감염되는 줄 알았지만, 1952년에 아프리카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처음 나타났지요.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려서 감염된 거였어요.
보통 지카바이러스에 감염이 돼도 80%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요. 나머지 20% 정도는 열이 나고 피부가 붉게 변하는 발진이나, 관절통과 같은 증상이 가볍게 나타났다가 저절로 낫게 돼요. 하지만 임신한 여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머리와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작게 태어나는 ‘소두증’에 걸릴 수 있어서 문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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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가 옮기는 병 급증!
진드기는 우리나라의 숲이나 풀숲에 사는 거미류의 생물이에요. 약 2~3mm의 작은 크기지만 동물의 피를 빨고 나면 1cm까지 커지지요. 모기처럼 병원체에 감염된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혈액을 통해 병원체가 옮겨지면서 병에 걸릴 수 있어요.
최근 털진드기에 물리면 걸릴 수 있는 ‘쯔쯔가무시증’이 급격하게 늘고 있답니다. 올해 5월까지 쯔쯔가무시증 감염자가 520명이나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5명인 것에 비하면 3배나 늘어난 셈이에요. 쯔쯔가무시증은 고열과 발진, 심한 두통이 나는 괴로운 병이에요. 또 *치사율은 0.2%정도로 낮지만 매년 8000~1만 명 정도의 많은 사람이 걸린답니다.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급격하게 늘고 있어요. 지난해 1~5월에는 7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올해는 벌써 12명이나 감염됐지요. 이 병에 걸리면 38℃ 이상의 고열이 나고 혈액 속의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해요. SFTS는 감염자가 그리 많지 않지만 치사율이 30%로 높은 무서운 병이에요.
이렇게 진드기가 옮기는 병이 급증한 이유도 유난히 따뜻한 기온 때문에 진드기의 수가 늘어나서예요. 호주의 연방과학기구(CSIRO)의 로버트 슈더스트 응용곤충학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평년보다 기온이 1.6℃ 상승한 해에는 호주의 탬버린산에 사는 진드기의 수가 4배나 증가했다고 해요. 실제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4월, 야생진드기를 채집한 결과 725마리가 채집되어 지난해 4월에 채집한 411마리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어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과 용태순 교수는 “털진드기는 가을에 유충이 많아지므로 가을에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어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과 용태순 교수는 “털진드기는 가을에 유충이 많아지므로 가을에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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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위협하는 말벌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어요. 말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이 말벌에 쏘여 사망한 거예요. 이처럼 말벌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예요.
그런데 최근 말벌의 수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119생활안전대에서 올해 1월~5월에 신고를 받고 제거한 말벌집의 수는 63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31건보다 크게 늘어났어요.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최문보 교수는 “말벌은 원래 땅 속이나 나무줄기에 집을 짓는데, 서식지 파괴가 늘어나면서 도시에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말벌 수 자체보다는 도심의 말벌수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어요.
말벌의 침은 독성이 매우 강해요. 말벌의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단 한 번의 공격으로도 온 몸이 퉁퉁 붓고, 기도가 막혀 숨을 쉴 수 없는 ‘과민충격’으로 사망할 수도 있지요. 따라서 말벌에 쏘였을 때 숨쉬기가 어려워지면 즉시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아야 해요.
최근에는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것도 문제예요. 특히 영남지역의 경우 벌집제거 신고의 50% 이상이 등검은말벌일 정도지요. 등검은말벌은 지난해 9월, 소방관 사망사고를 일으킨 범인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큰 문제는 등검은말벌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거예요. 등검은말벌은 주로 꿀벌을 잡아먹으며, 토종말벌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가 매우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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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나방의 습격
최근 춘천에는 ‘연노랑뒷날개나방’ 떼가 몰려들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요. 또 경기도 포천과 대구, 경남 지역에는 ‘황다리독나방’이 급증해 골치지요. 황다리독나방의 털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독이 있어서 닿기만 해도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심각한 경우에는 호흡곤란까지 생길 수 있어요.
이렇게 나방이 급증했지만 왜 그런 것인지,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으로 수가 늘어났거나 따뜻한 기온으로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나방의 수가 많아서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요.
나방 외에도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갈색여치와 같은 해충들도 대량으로 발생해 전국으로 퍼지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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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습격만이 문제가 아니야!
일반적으로 곤충은 최대한 많은 알을 낳아서 그 중 한두 마리일지라도 가장 뛰어난 자손들이 살아남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해요. 이걸 ‘r전략’이라고해요. 무모해 보이지만 곤충의 입장에서는 가뭄, 혹한, 태풍, 화재, 홍수처럼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다음 세대를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랍니다.
이런 생존 전략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거나 천적이 사라지는 등 환경과 생태계가 조금만 바뀌어도 곤충은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어요.
한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부 변봉규 교수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생태계 안에서는 특정한 종의 곤충이 폭발적으로 생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최근 곤충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은 무척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어요. 곤충의 수가 늘어났다는 건 생태계의 어떤 부분이 고장났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에요.
과학자들은 곤충의 습격이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맞물려 일어나는 재해로 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고장 난 생태계에서는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답니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최대한 많은 알을 낳아서 그 중 한두 마리일지라도 가장 뛰어난 자손들이 살아남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해요. 이걸 ‘r전략’이라고해요. 무모해 보이지만 곤충의 입장에서는 가뭄, 혹한, 태풍, 화재, 홍수처럼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다음 세대를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랍니다.
이런 생존 전략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거나 천적이 사라지는 등 환경과 생태계가 조금만 바뀌어도 곤충은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어요.
한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부 변봉규 교수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생태계 안에서는 특정한 종의 곤충이 폭발적으로 생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최근 곤충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은 무척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어요. 곤충의 수가 늘어났다는 건 생태계의 어떤 부분이 고장났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에요.
과학자들은 곤충의 습격이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맞물려 일어나는 재해로 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고장 난 생태계에서는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답니다.
으앙~! 무시무시한 벌레들의 습격은 결국 우리가 만든 지구온난화 때문이었어! 더워서, 귀찮아서 에너지를 낭비했던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벌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단다. 지금부터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노력할게! 지구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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