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은 다양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산, 들, 강, 호수로 이루어진 육지는 높고 낮은 곳이 섞여 울퉁불퉁한 형태지요. 물로 가득한 바다 역시 그 속은 높은 곳과 편평한 곳, 움푹 패인 곳 등 다양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그런데 이런 지형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물이에요. 물이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함께 알아볼까요?
1. 지구의 표면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표에 노출된 암석이 작게 부서지거나 성질이 변하는 과정을 ‘풍화’라고 해요. 풍화 작용은 암석의 입자가 잘게 부서지는 ‘기계적 풍화’와, 암석이 녹거나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화학적 풍화’로 나눌 수 있어요.
기계적 풍화를 일으키는 힘에는 물, 식물, 지구의 압력 등이 있어요. 암석의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은 얼면서 부피가 팽창해요. 그러면 틈 사이가 더 벌어지며 암석이 갈라지게 된답니다. 식물이 자라면서 뿌리가 굵어져 암석을 깨뜨리는 경우도 있어요. 또 지하 깊은 곳에 있던 암석이 지면으로 올라올 경우, 압력 차이 때문에 갈라지거나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게 된답니다.
화학적 풍화는 물, 산소, 이산화탄소가 함께 암석을 녹이는 작용이에요. 석회암이 탄산수에 녹는 것이 대표적이지요. 또 암석에 들어 있는 철분 성분이 산소 때문에 산화되는 것도 화학적 풍화예요. 암석이 녹이 스는 셈이지요.
큰 바위가 오랜 시간에 걸쳐 물, 산소 등의 영향으로 풍화되면 작은 알갱이나 가루가 돼요. 이 가루가 모인 것이 흙이지요. 여기에 나뭇잎, 나뭇가지나 여러 생물들의 죽은 잔해들이 계속적으로 쌓이고 압력을 받으면 그 안에 있던 수분은 다 빠지고 유기물이 모여 토양층을 이루게 된답니다.
2. 얼리거나 녹이거나! 물이 일으키는 풍화
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은 대부분 고체, 액체, 기체 상태 중 하나로 존재해요. 또한 물질은 한 가지 상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태로 변할 수 있는데, 이를 ‘물질의 상태 변화’라고 하지요.
물질의 상태가 변할 때는 부피도 함께 변해요. 물질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의 결합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에요. 기체일 때 분자들은 따로따로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여요. 그래서 부피가 가장 크고 형태도 고정되지 않지요. 액체가 되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부피가 줄어들지만 형태는 여전히 자유로워요. 하지만 고체가 되면 분자끼리 서로 단단하게 고정되면서 한 번 이루어진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부피도 가장 작게 줄어든답니다.
그런데 물은 예외예요. 액체 상태인 4℃에서 가장 부피가 작고, 고체인 얼음이 되면 오히려 부피가 증가하는 성질이 있거든요. 이 때문에 암석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이 얼면서 주변의 암석을 밀어내고 틈을 넓히게 되지요.
또 물은 공기나 암석의 성분을 녹이는 역할도 해요. 예를 들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든 물은 석회암을 이루는 기본 성분인 탄산칼슘과 만나면 물에 잘 녹는 탄산수소칼슘을 만들어요. 탄산수소칼슘으로 변한 석회암은 물에 녹아들고, 이 과정에서 석회암 지대에 구멍이 뻥뻥 뚫리게 된답니다.
3. 흐르면서 깎고 쌓고! 바쁜 유수의 하루
물은 흐르는 물인 ‘유수’ 형태로 직접 암석을 깎거나 암석 덩어리들을 옮기면서 지형을 바꾸기도 해요. 이 과정을 ‘침식’과 ‘퇴적’이라고 한답니다.
유수의 침식 작용은 암석의 종류나 강 등 하천의 경사, 그리고 흐르는 물의 양에 따라 달라져요. 유수가 하천의 바닥을 깎는 ‘하각 작용’은 주로 경사가 크고 적은 양의 물이 빨리 흐르는 하천의 상류에서 일어나요. 하각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면 하천의 바닥이 좁고 깊은 V자 곡 형태가 되지요. ‘측각 작용’은 유수가 강의 벽을 깎는 작용이에요. 점점 물의 양이 불어나고 하천 경사가 완만해지는 중류에서 많이 일어나지요.
유수에 의해 운반된 물질들이 운반 능력이 없는 곳에 쌓이는 것을 ‘퇴적 작용’이라고 해요. 대체로 산지와 평지가 만나는 곳이나 강의 하류에서 일어나요. 골짜기를 흐르던 물이 평야에 이르러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운반하던 물질이 부채꼴 모양으로 쌓인 것을 ‘선상지’라고 해요. 또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에 만들어지는 삼각형 모양의 퇴적층은 ‘삼각주’라고 하지요. 이런 퇴적 지형은 땅이 기름지고 물과 생물이 풍부해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어요.
보통 침식과 퇴적은 같이 일어나요. 특히 평지에서는 유수의 에너지가 큰쪽 벽은 침식이 되고, 에너지가 작은 쪽에서는 퇴적이 일어나서 하천이 구불구불한 형태가 돼요. 이런 형태의 강을 ‘곡류’라고 불러요. 곡류의 바깥쪽은 안쪽보다 물의 흐름이 빨라지기 때문에 점점 많이 깎이면서 하천의 깊이도 깊어져요. 반면 곡류의 안쪽은 물의 흐름이 느려 운반된 물질이 쌓이고, 이 물질들이 다시 물의 흐름을 방해하며 점점 얕아지게 된답니다. 그래서 곡류의 바닥은 비스듬한 형태예요. 한편 곡류가 더 심해지면 곡류였던 부분이 떨어져 쇠뿔 모양의 호수가 돼요. 이것을 ‘우각호’라고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