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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장대가 알려 준 장수의 비결

병원에 다녀온 뒤 건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닥터 그랜마예요. 이제 나이도 있고, 날이 추워지니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천년만년까지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지구 정복할 때까지 버티려면 지금부터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연구해야 하겠어요.
그래서 장수의 비결을 알고 있다는 식물을 만나러 왔어요. 동네 들판에 나오면 있다던데…, 왜 안 보이지? 으잉? 설마 이 잡초가?

너같이 작고 보잘것없는 잡초에 장수의 비결이 있다고? 속았군, 속았네.

진짜예요, 진짜! 저는 두해살이풀인 ‘애기장대’예요. 이래봬도 식물 유전학 연구의 모델 식물이라고요~! 식물로는 처음으로 2000년 말에 약 1억 2500만 개나 되는 전체 염기 배열이 거의 완전하게 해독되기도 했지요.

보기보다 능력은 있네~. 그럼 장수의 비결은 어디에 있는 거야?

보기만큼 성격도 급하시네요…. 장수는 몸의 오래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가 끊임없이 생겨난다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식물은 이 능력이 동물보다 뛰어나지요. 네덜란드 플랜더스생명공학연구소와 겐트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이 제 뿌리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식물이 끊임없이 세포를 만드는 비결은 뿌리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보통 뿌리 끝에서 활발하게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데 이 부위의 안쪽에는 반대로 세포 분열 속도가 10배 가까이 느린 ‘분열정지중심’이 있어요. 연구팀은 식물의 줄기세포가 손상됐을 때 나오는 단백질과 호르몬이 분열정지중심의 조직세포를 분열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세포 분열과 생성의 핵심인 줄기세포가 망가져도 다른 세포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랍니다.

그 능력, 나도 갖고 싶네~. 그런데 왜 널 데리고 실험한 거야? 왜 식물 유전학 모델 식물로 선발됐어?

이 능력, 드리고 싶지만 힘드네요~. 전 씨가 발아해서 자라고 다시 씨앗을 맺을 때까지 약 6주면 될 정도로 빨리 자라고, 크기가 작아서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양을 기를 수 있어요. 또 한 포기에서 무려 1만 개의 씨앗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료도 많지요. 게다가 유전체 크기도 사람 유전체의 20분의 1 정도로 작아서 연구하기 쉽고, 돌연변이체도 쉽게 생기는데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유전자를 꺼내 복제할 수도 있답니다. 덕분에 생물의 유전자부터 질병 치료법까지 어떤 연구든 척척 대응하는 만능 모델로 사랑받고 있어요.

두해살이풀이면 두 해만 살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니니? 장수 연구에 쓰이면서 오래 살지도 못한다니….

오래 살아도 닥터 그랜마의 지구 정복은 못 볼 것 같은데요…. 으악! 뽑지 말고 식물 말 좀 들어요!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사는 돌연변이종도 있다고요~! 노화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참고로 이 돌연변이종을 찾고 노화 연구를 한 포스텍 남홍길 교수가 붙인 이 종류의 이름은 ‘Oresara’랍니다. 정말 센스쟁이죠! 전 이 이름이 재미있어서 참 좋아해요. 뜻이요? 한 번 발음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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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
  • 기타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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