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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랑탐사대가 추적한 멸종위기종 수원 청개구리의 합창



지구사랑탐사대가 얼마 전 첫번째 생일을 맞았어요. 사람으로 치면 아기가 첫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셈이지요.
그에 걸맞게 작년에 논과 밭을 누비며 수원청개구리 생태조사를 한 결과도 나왔어요. 지난 7월 5일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에서 만든 과학논문이 공개됐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그동안 추측에 머물렀던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에 관한 비밀이 들어있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시민참여과학인 지구사랑탐사대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독자 여러분들이 막 걸음마 땐 지구사랑탐사대에 어울리는 슬로건도 정해 주세요!



지구사랑탐사대란?

‘어린이과학동아’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 연구팀은 작년 봄,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그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과학연구를 해 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이전까지는 많은 지식을 가진 과학자들이 연구를 주도하고, 일반인들은 그 연구를 응원하거나 이해하는 수준이었지요. 하지만 수원청개구리 탐사처럼 광범위한 생태연구는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해서 과학자가 할 수 없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일반인들이 과학자의 연구를 돕는 수준을 넘어서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2012년 4월부터 7월까지 진행했던 수원청개구리탐사대를 첫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350명이 넘는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이 과학연구에 참여했어요.



지구사랑탐사대 1기로!

2012년에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탐사대를 하나로 묶어서 올해 지구사랑탐사대 1기로 새롭게 시작했어요. 2013년 3월부터 11월까지 양서류, 수원청개구리, 매미, 귀뚜라미 네 개 탐사를 차례대로 진행하고 있어요. 전국에서 ‘어린이과학동아’ 독자 250명이 참여해서 상반기 동안 도롱뇽과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를 찾아다녔어요. 하반기에는 매미와 귀뚜라미를 찾아다니며 노래를 녹음하고 분석할 계획이에요.

슬로건 1 “과학논문 참여하는 어린이 생태과학자”

지구사랑탐사대가 일반적인 생태탐사나 캠프와 다른 점은 실제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 목표를 세우고, 엄격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탐사해서 과학적인 사실을 밝혀낸다는 데 있어요. 작년에 수원청개구리 탐사대원들이 열심히 발로 뛰어서 탐사결과를 보내 온 덕분에 연구원들이 논문을 쓸 수 있었어요. 7월 5일 공개된 논문에는 그동안 추측으로만 머물렀던 몇 가지 놀라운 사실들이 들어있어요.

탐사결과 1 수원청개구리 멸종 위기, ‘수치’로 드러나다

“수원청개구리가 멸종 위기다”라는 말은 하기쉽지만, 그걸 증명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이제까지 그 누구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장 교수팀은 수원청개구리 탐사대가 전국에서 녹음해 보내 온 소리를 분석해 실제로 수원청개구리가 매우 위험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탐사결과 2 수원청개구리 보존하려면 ‘이것’이 필요하다

장 교수팀에서는 탐사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km를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이용해 분석했어요. 그 결과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된 지점은 유독 논 면적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나타냈어요. 전체 면적 중 논 면적이 평균 65%로, 청개구리만 발견된 지역이 평균 37%인 것에 비해 훨씬 높았어요.

탐사결과 3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 둘 사이에 숨은 비밀은?

청개구리 수컷이 논둑 근처에서 노래를 불러 암컷을 유인하는 반면 수원청개구리 수컷은 논 한가운데서 벼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지요. 짝짓기 장소가 다르다는 것은 두 종 사이에 생존 경쟁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요. 각자 유리한 지점이 다른 두 종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오다가 도시화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맞부딪치게 되었고, 수원청개구리가 청개구리와의 경쟁에서 밀려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가설도 있어요.



슬로건 2 내 손으로 완성하는 우리 동네 생태지도

지구사랑탐사대의 특별함은 역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완성하는 과학이라는 데 있지요. 두 발로 뛰면서 내 손으로 직접 우리 동네 생태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요. 특히 1기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넘치는 열정으로 논둑을 뛰어다니고, 풀숲을 헤치는 탐사대원들이 많아요. 어린이과학동아 8월 1일자부터는 이런 열혈 탐사대원들을 소개하고 지구사랑탐사대 소식을 전하는 코너가 새로 생긴답니다.



슬로건 3 “우리집 화단에서 출발하는 생태탐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매미와 귀뚜라미 탐사는 바로 우리집 앞마당에서부터 탐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탐사대원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탐사한 결과를 보내면 장 교수팀은 이를 바탕으로 도시 생태계를 연구할 계획이에요. 다음은 올해 탐사대원들이 도시에서 매미와 귀뚜라미 밀도 조사를 하면서 장 교수팀과 함께 밝혀낼 연구 주제예요.



탐사주제 1 왜 시골보다 도시에 매미가 더 많을까?

여름만 되면 시끄럽게 우는 매미. 어른들은 옛날보다 요즘 매미가 더 시끄러워졌다고 해요. 그런데 정확히는 옛날보다 도시화가 되면서 매미가 더 많아졌고, 그래서 더 시끄러워졌어요. 참매미는 시골보다 도시에서 열 배나 많아요. 말매미도 세 배나 더 많고요. 왜 이렇게 도시에 사는 매미가 많을까요?


탐사주제 2 왜 특정한 종이 유독 많을까

도시에는 생물 종이 다양하지 않아요. 대신 도시에 잘 적응한 특정한 종만 엄청나게 많은 수로 번식하는 경우가 많지요. 매미 중에서는 참매미와 말매미, 귀뚜라미중에서는 알락귀뚜라미와 야산알락귀뚜라미가 이에 해당해요. 도시에서도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고 싶은데, 왜 이렇게 몇몇 종만 유독 많은 걸까요?



탐사주제 3 왜 환경에 따라서 매미와 귀뚜라미 종이 다를까?

서울과 같은 대도시, 과천과 같은 경계도시, 양평 같은 소도시는 주로 발견되는 매미와 귀뚜라미 종도 다르다고 해요. 지역마다 어떤 특성이 있길래 이렇게 지역마다 발견되는 종이 다른 걸까요?



슬로건 4 함께 찾는 생명, 더불어 사는 지구

지구사랑탐사대에 참여하면 생태연구 방법을 익히고 곤충에 대해 깊이 배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자연을 보존하는 게 왜 중요한지, 환경이 파괴되면 어떤 생물들이 사라지는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는 ‘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즐겨 쓴다고 해요. 곤충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 번이라도 눈을 맞춰 본 친구들은 ‘벌레’라고 더럽게 여기거나 함부로 죽이지 않는답니다.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동탄신도시 옆에 있지만 장지리는 아직 야생동물의 천국이에요. 청정지역에만 사는 환경지표종 반딧불이, 도롱뇽, 가재가 살고 있고,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원앙, 황조롱이와 멸종위기 보호종인 맹꽁이, 삵, 너구리, 고라니가 살고 있지요. 지구사랑탐사대 11조는 최고의 생태교육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장지리에서 탐사하는 행운을 누렸어요. 그런데 얼마 전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려왔어요. 골프장을 개발하기 위해 숲과 나무를 파헤치고 엄청난 양의 제초제를 뿌리기 시작하면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요. 지구사랑탐사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지구사랑탐사대 맛보기에 참여해 보세요

올해 11월까지 지구사랑탐사대 1기가 활동할 거예요. 2기는 내년 1월에 모집할 계획이고요. ‘어린이과학동아’ 기사와 과학특별시 공지를 통해 모집공고가 나갈 예정이랍니다. 내년 1월까지 기다리기 힘든 친구들은 지구사랑탐사대 맛보기에 참여해 보세요. 1기 탐사대원들이 참가하는 매미, 귀뚜라미 탐사 현장교육에 함께 참여해서 지구사랑탐사대의 매력을 흠뻑 느껴 보세요.

2013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 일러스트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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