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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불로장생을 꿈꿔 보는 닥터 그랜마예요. 놀리지 말아요. 고대 중국 진시황은 아예 불로초를 찾겠다며 전 세계에 사람을 보낸 적도 있단 말이지요. 하다못해 큰 병 없이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바람쯤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장수의 비결을 품고 있는 동물이 나타났다지 뭐예요. 이럴 땐 잽싸게 인터뷰를! 어, 잠깐. 상대가 안 보이잖아. 흙 속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리기는 하는데…, 뭐? 너희가 이번 인터뷰 상대라고?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점으로만 보이는데….

하하, 몸길이가 1㎜ 밖에 안 되는데다 색까지 투명하니 놀랄 만도 하지요. 하지만 저희 ‘예쁜꼬마선충’은 이 작은 몸에 상상도 못할 많은 정보를 품고 있는 매력 덩어리랍니다. 특히 핵을 가진 세포로 이루어진 ‘진핵생물’ 가운데 누구보다 빨리 남들과는 다르게, 가장 먼저 DNA의 전체 염기서열이 분석됐기 때문에 DNA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지요.

너희의 DNA를 안들, 다른 생물과 다르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생물의 DNA는 기본 구조가 다 비슷비슷해요. 또 인간과 비슷한 유전자를 약1만 9000개나 갖고 있기 때문에 저희의 DNA를 분석한 결과는 인간이나 다른 동물에 적용하기 쉽지요. 3주 정도의 짧은 삶을 살기 때문에 빨리 실험할 수 있고, 쉽게 배양할 수 있어 유지비도 적게 들어요. 게다가 세포 수도 적어서 발달과정이나 환경변화에 따른 돌연변이를 금세 확인할 수 있지요. 그래서 세포자
살 연구나 발생학, 질병 연구 분야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답니다. 또 생존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우주에도 몇 번이나 다녀왔어요. 지구 생물 가운데 저희가 가장 많이 갔을 정도랍니다.

오호, 그래서 너희를 장수 연구에도 이용하는구나?

과학자들은 저희의 생존력 뿐 아니라 생태 주기의 특징에도 주목했어요. 저희는 네 단계의 유충기를 거치는데, 먹이가 부족하거나 주변 온도가 너무 높으면 두 번째 단계 때 ‘다우어 유충’이라는 특별한 상태로 돌입해요. 이 상태가 되면 네 달 정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지요. 연세대학교 백융기 교수팀은 다우어 유충이 내뿜는 페로몬 ‘다우몬’이 노화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반대로 날씨가 너무 추워질 때도 노화율이 낮아져요. 미국 미시건대학교 루이 샤오 교수팀은 저희 감각 세포를 조사해 주변 기온이 낮으면 TRPA1라는 감각수용체가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이 감각수용체는 몸 속에 있는 칼슘을 세포로 흡수 하는 역할을 해요. TRPA1가 활성화하면 장수 유전자인 ‘DAF-16/FOXO’에 많은 칼슘이 전달되며 노화가 방지된답니다. 연구팀은 인간에게도 이런 유전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앞으로 너희를 열심히 관찰해서 본받으며 오래오래 살아야지~. 어디에서 만날 수 있니?

저희는 평소 흙 속에 살면서 작은 미생물을 잡아먹으니 주변 땅을 잘 살펴보세요. 실험실에 오셔도 되고요.저희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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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어린이과학동아편집부
  • 기타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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