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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과 비대칭, 그 둘이 하나가 되는 곳. 저주가 풀린 공주는 그 곳에서 너를 기다리리. 마법의 새 ‘모모’를 따라 떠나라.’ 며칠 전 창문가로 날아온 새의 발목에 묶여 있던 편지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어. 대칭 나라 공주님께 저주를 건 못된 비대칭 마녀가 보낸 편지였지! 나는 그 길로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마법의 새 ‘모모’를 따라 떠났단다. 마치 마법의 힘에 이끌리듯….



 

 
할머니와 함께 대칭을~!
한참을 걷고 있는데, 한 할머니께서 길에 앉아 구슬들을 네 통에 힘들게 나눠 담고 계셨어. “할머니, 제가 도와 드릴까요?” 할머니께서는 내 말을 무척 반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 “오냐, 이걸 대칭 모양에 맞게 나눠 담아 다오!” 자세히 보니 구슬 안에는 온갖 것이 들어 있었어. 어떤 구슬에는 꽃도 있고, 또 어떤 구슬에는 달도 들어 있더라고!



대칭이 뭐길래?

대칭은 축을 중심으로 한 쪽 모양을 다른 쪽으로 옮겨도 원래 모양과 같은 것을 말한다. 나비의 왼쪽날개를 오른쪽으로 옮겨 그리면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양이 된다. 나비는 몸통을 중심으로 왼쪽와 오른쪽이 대칭을 이루기 때문이다.
대칭은 그것을 보는 방법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만 크게 구대칭, 방사대칭, 좌우대칭, 거울대칭으로 나뉜다. 각 대칭은 대칭이 되는 기준인 대칭축에 따라 구분한다. 중심을 지나는 축이 하나면 좌우대칭, 여러 개면 방사대칭이다. 예를 들어 미술 시간에 데칼코마니를 할 때는 종이를 접은 선이 대칭축이 된다. 이 때는 대칭축이 가운데 하나이므로, 좌우대칭이 된다.
반면에 비대칭은 일정한 대칭축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축을 중심으로 양쪽 모양이서로 다르다.


 
구대칭
동그란 공 모양을 한 물체나 생물은 구대칭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구대칭에서는 어디로 어떻게 자르든 중심을 지나기만 하면 잘린 두 조각이 똑같다. 그래서 구대칭에서 대칭축은 무한히 많다. 아주 먼 옛날 바다에서 태어났던 원시 생물은 구대칭이었다. 우리 주변에서는 하늘의 해나 달, 다양한 공이나 구슬이 구대칭을 이루고 있다.


거울대칭
두 물체가 서로 거울에 비춘 모양이 되는 것을 거울대칭 이라고 한다. 좌우대칭과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좌우대칭은 한 물체 안에서 대칭이 되는 것이고, 거울대칭은 보통 서로 다른 두 물체가 거울에 비춘 듯 대칭을 이루는 것이다. 거울대칭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손이다. 손은 서로 거울에 비춘 것 같은 모습이어서, 손바닥을 대고 서로 포갤 수는 있지만 그대로 겹쳐지지는 않는다.


방사대칭
방사대칭의 대표적인 예는 불가사리다. 방사대칭 에서는 중심이 되는 대칭축이 3개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대칭도 방사대칭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동그란 케이크나 바다 속 말미잘 같은 생물도 방사대칭을 이루고 있다.


좌우대칭
한 물체나 생물 안에서 단 하나의 중심축에 대해 대칭을 이루는 것을 좌우대칭이라 한다. 예컨대 나비의 양 날개는 나비의 몸을 중심축으로 해서 좌우대칭을 이룬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나 난 같은 꽃은 대개 좌우대칭이다


“친절한 꼬마구나. 대칭과 비대칭이 하나 되는 세상이 중요하단다…. 여기 선물을 주마.”
할머니께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시며 내게 까만 구슬 하나를 선물로주셨어. 구슬 안에는 작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지. 이건 마치…?
“마치 작은 우주 같네요. 감사합…, 응?”
인사를 드리려는데 할머니는 이미 사라지신 뒤였어! 잠시 고개를 갸웃했지만 다시발걸음을 바삐 옮겼단다.


식물 요정의 대칭 마법
“영차, 영차. 여왕 폐하께서 이런 비대칭을 보면 화내실 거야!”
“이런, 시간이 없군. 어서 대칭 마법을 서두르자!”
여왕 폐하? 대칭 마법? 이게 무슨 소리지? 작은 말소리에 놀라 이 숲을 둘러봤더니, 이럴 수가! 모모와 내가 어느새 주변 식물보다 작아져 있는 거 있지! 말소리의 주인공은 꽃에 매달려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작은 요정들이었어. 그리고 잠시 뒤, 요정 여왕님이 도착했지.



 






대칭 마법에 걸린 꽃
땅에 사는 식물은 대개 전체적으로 좌우대칭을 이루지만, 꽃의 경우에는 방사 대칭과 좌우대칭을 모두 이루고 있다. 생명체는 보통 원시적인 단세포생물 같은 구대칭에서 바닥에 붙어사는 말미잘 같은 방사대칭을 거쳐, 사람처럼 균형 있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좌우대칭으로 진화해 왔다. 식물도 대부분 이와 같이 방사대칭에서 좌우대칭으로 진화했지만, 꽃은 아직 방사대칭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반대로 좌우대칭에서 방사대칭으로 진화하는 꽃도 있다. 즉, 환경에 따라 그때 그때 모양이 바뀌는 것이다.
꽃의 모양은 일반적으로 꽃가루받이를 해 주는 곤충과 관련이 있다. 나비와 나방은 방사대칭 꽃을 더 좋아하지만, 벌은 콩이나 난 같은 좌우대칭 꽃을 더 좋아한다. 좌우대칭 꽃이 방사대칭 꽃보다 벌이 더 쉽게 앉을 수 있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어떤 좌우대칭 꽃은 암벌의 뒷모습과 비슷해 수벌이 더 많이 앉기도 한다.


식물의 대칭을 유전자가 결정한다고?

지난 2003년, 미국 바움 박사 연구팀이 금어초 꽃의 대칭을 결정하는 ‘사이클로이디아’, ‘디코토마’라는 두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두 유전자가 모두 일하면 좌우대칭 꽃이, 둘 다 일하지 않으면 방사대칭 꽃이 나타났다. 즉, 두 유전자가 함께 일하면서 꽃의 대칭을 결정한 것이다.
금어초 조상의 꽃은 원래 방사대칭이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두 유전자가 새로 생기면서 금어초 꽃은 좌우대칭이 됐다. 환경에 맞게 유전자도 변화해 온 것이다. 따라서 꽃가루받이 곤충이 바뀌는 등 환경이 변하면, 이 두 유전자가 다시 없어지면서 금어초는 도로 완전한 방사대칭 식물이 될 수도 있다.


음, 훌륭하군.”
요정 여왕님은 요정들의 대칭 마법에 걸린 꽃을 하나하나 흐뭇하게 훑어보며 말했어.
“정말 아름다워! 식물이라면 모름지기 이렇게 대칭을 이뤄야 하는거 아니겠어? 호호!”
그런데 그렇게 천천히 식물들을 둘러보던 요정 여왕님이 어딘가를 가리키며 갑자기 화를 냈어. 무슨 일이지?


대칭 마법이 풀린 잎
“아니! 저 잎들은 왜 완전한 대칭이 아니지? 망가졌잖아!”
그러고 보니 저 잎들은 대칭이 아니네! 요정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지. 도와 줘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요정 여왕님께 살며시 아뢰었어.
“폐하, 망가진 게 아니랍니다.”
“뭣이? 바른대로 말하지 못할까!”


옆에서 보면 비대칭!

보통 잎의 앞면은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런데 잎의 옆면은 위로 볼록하게 휜 비대칭이다. 옛날에 원시 식물의 잎은 위아래가 대칭을 이루는 원통 모양이었다. 하지만 빛을 더 많으려고 빛을 받는 쪽인 앞면이 더 넓어지면서 잎이 위로 볼록해진 것이다. 실제로 빛을 받는 앞면엔 책상조직이 꽉꽉 들어차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광합성을 하는 엽록체가 들어 있다. 반면, 뒷면에는 느슨한 해면조직이 듬성듬성 들어 있고, 그 사이로 광합성으로 만든 물질을 옮기는 관다발이 지나간다. 잎 모양은 이렇게 각 부분이 하는 일에 가장 맞는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


"잎은 줄기 끝의 정단분열조직이라는 부분에서 조금씩 올라오며 태어나기 시작해요. 이 때 잎은 공을 절반으로 자른 돔 모양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죠. 하지만 점차 위쪽, 즉 잎의 앞면이 될 부분에 세포들이 더 많이 생기면서 비대칭이 된답니다. 잎이 생기는 과정은 ‘파볼루타’, ‘파볼루사’, ‘레볼루타’등 다섯 개의 유전자가 조절해요. 이 유전자들이 끝까지 일을 해 세포가 많이 생기면 잎의 앞면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뒷면이 되죠. 그리고 이런 과정이 없으면 원시 식물의 잎처럼 원통 모양이 돼요. 양치식물인 속새는 아직까지 원통 모양의 잎을 가진 대표적인 식물이에요" 이일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잎이 나는 모습에도 비대칭이?
잎이 줄기에 달려나는 모양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바로 마주나기(➊), 어긋나기(➋), 돌려나기(➌), 뭉쳐나기(➍)다. 마주나기의 예로는 패랭이꽃, 백일홍, 아까시나무 등이 있으며, 이 경우 마주 나는 두 잎이 서로 좌우대칭을 이룬다. 하지만 느티나무처럼 잎이 어긋나거나 금송처럼 돌려나는 경우는 그 모습이 비대칭이다. 돌려나기 중에서 마주나는 쌍들이 줄기를 따라 돌려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잎끼리 서로 겹치지 않는 비대칭이다. 수직으로 내려오는 빛을 서로 가리지 않으려면 줄기를 중심으로 돌려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돌려나는 잎들은 서로 약 137.5˚라는 황금 각을 이룬다.


 




삐뚤삐뚤 ~ 비대칭 모양 잎의 비밀
식물에게는 잎을 자라게 하는 ‘신시나타’라는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는 보통 잎의 모든 부분에서 똑같이 일하며 좌우대칭인 잎을 만든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잎 끝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등 완전한 좌우대칭을 이루지 않는 잎도 흔히 볼 수 있다. 그것은 ‘신시나타’가 잎의 어느 한 부분에 더 많이 작용해 그 쪽 에서 더 많은 세포분열이 일어난 결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그 잎이 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다. 잎이 무성하게 나다 보면 아랫잎이 받아야 할 빛을 윗잎이 가릴 때가 있다. 그러면 윗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조금이라도 받기 위해 아랫잎이 좌우가 비대칭적인 모습으로 모양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요정 여왕님은 내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어.
“비대칭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내 오해였군. 그런데 너는 누구지?”
나는 비대칭 마녀의 저주에 걸린 공주를 구하러 가고 있다고 말했어. 그러자 요정 여왕님은 내게 가면 하나를 건넸어. 꼭 필요할 거라나?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곧장 그 곳을 떠났지.


동물 나라의 대칭 가면무도회
“쿵짝짝~, 쿵짝짝~.♬”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가면을 쓴 동물들이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어. 나도 요정 여왕님이 주신 가면을 쓰고 이 가면무도회에 참석했지. 어디 보자, 이건 강아지, 저건 고양이…. 얼굴을 가리고는 있지만 몸만 봐도 어떤 동물인지 알겠군. 다들 개성이 있거든! 하지만 한 가지는 다들 똑같아. 그게 뭐냐고?


동물은 좌우대칭!

땅에 사는 동물은 진화하면서 식물에게 없는 두 가지를 갖게 됐다. 바로 머리와 완전한 좌우대칭이다. 신경과 감각기관이 앞으로 몰려 머리가 생기면서 척추 신경을 중심으로 한 좌우대칭 구조도 함께 생겼다. 이 두 특징 덕분에 주변 상황에 대해 빠르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배아가 자라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 우리 몸 속 ‘혹스’라는 유전자가 좌우대칭을 맡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배아 : 엄마의 자궁 속에서 수정란이 아기로 자랄 때, 처음 세포분열을 시작할 때부터 8주가 되기 전까지를 말한다. 임신 8주부터는 ‘태아’라고 한다.


" 척추 중심의 좌우대칭은 엄마 뱃속에 배아로 있을 때부터 생겨요. 그런데 그 때, 좌우대칭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 있죠. 바로 레티놀산이에요. 레티놀산은 비타민 A의 전 단계 물질로, 여러 단백질의 조절을 받으며 배아의 좌우대칭을 결정해요. 우리 몸의 좌우대칭이나 비대칭은 이렇게 혹스 유전자와 여러 물질이 복잡하게 얽혀 일을 하면서 결정된답니다" 정종우(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대칭이 아름답다는 건 본능!

1994년, 한 연구팀이 얼굴과 몸이 대칭을 이루는 정도와 그것이 매력적이라는 생각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후보들의 발, 손, 귀, 눈 등 각 부위의 대칭을 조사하고, 사람들이 각 후보에게 매력을 느끼는 정도를 알아봤다. 그 결과, 대칭을 이룰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느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우리는 보통 좌우대칭을 이룰수록 그 사람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양쪽 뇌가 똑같은 정도로 자극을 받아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칭적인 생김새를 좋아하는 건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영국 리틀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영장류 역시 좌우대칭을 이루는 얼굴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인이면 건강하다고?

사람 같은 동물은 더 좋은 유전자를 가져 건강하게 자란 짝을 본능적으로 찾는다. 동물의 얼굴과 몸은 건강이 나쁘거나 좋은 유전자를 가지지 못하면 비대칭적이 되는데, 바로 그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한편, 우리 몸에는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HC’라는 유전자 뭉치가 있다. 이 유전자들이 다양해져 좋은 유전자가 많아야 면역력이 높아지면서 얼굴과 몸이 더 대칭적이게 된다. 즉, 대칭성은 동물이 얼마나 건강하고 좋은 유전자를 가졌는지를 보여 주는 거울이다.


대칭 가면무도회의 불청객
무도회장 구석에 쉬러 왔다가 웬 물고기 한 마리가 숨어 있는 걸 발견했어. 눈이 한쪽으로 몰린 넙치였지. 이렇게 비대칭적인 모습을 한 그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 걸까? 나와 눈이 마주치자 넙치는 이렇게 속삭였어.
“쉿! 그 가면을 내게 줄 수 있을까? 나도 무도회에서 놀고 싶어.”
넙치의 간절한 부탁에 결국 가면을 주고 말았어. 넙치는 좋아서 펄쩍 뛰며 말했지.
“정말 착한 아이구나! 고마워! 대신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사실 우리 몸 속은 비대칭이야. 대칭만 있는 나라는 있을 수 없지!”
뭐? 몸 속이 비대칭이라니? 대칭만 있는 나라는 있을 수 없다고?



넙치 눈은 비대칭

넙치는 갓 태어나 어릴 때는 다른 물고기처럼 몸을 세워 떠다닌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옆으로 누운 채 평생을 바다 밑바닥에 붙어서 산다. 그래서 넙치는 어릴 때와 어른일 때의 모습이 다르다. 어릴 때는 몸의 양쪽에 눈이 각각 하나씩 달려 대칭적인 모습이 지만, 어른이 되면 눈쪽 뼈 구조가 변하며 두 눈이 한쪽으로 몰려 비대칭이 된다. 바다를 향해 있는 쪽으로 반대쪽 눈이 이사 오는 것이다. 반대쪽 면은 바닥에 붙어 있기 때문에 감각기관인 눈이 굳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넙치의 이런 변신 과정이 긴 진화 과정을 짧게 압축해서 보여 준다고 말한다.


 

몸 속은 사실 비대칭!

사람을 포함한 많은 척추동물의 경우, 심장과 위는 왼쪽, 간과 맹장은 오른쪽에 놓여 있다. 겉모습은 좌우대칭을 이루면서 몸 속이 이렇
게 비대칭인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겉모습 은 짝짓기를 위해 좌우대칭을 이루지만 그 속 의 내장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굳이 대
칭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
오른쪽 심실이 피를 힘차게뿜어내 온몸으로 보내고 있다.이 힘 때문에 심장은 점차 왼쪽으로 밀려나게 됐다. 한편, 영국의 한 연구팀은닭이 배아일 때 심장이 왼쪽에 자리 잡는 데에 칼슘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원래대로라면 양쪽 폐의 모습이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왼쪽 폐가오른쪽보다 작다. 심장이 몸의 왼쪽에 있으면서 왼쪽 폐를 계속 누르기 때문이다

소장
만일 내장이 척추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었다면 쓸데 없이 빈 공간이 많아져, 우리 몸에서 가장 긴 소장이 있을 곳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러면 소장은 음식을 소화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소장은 완전한 비대칭을 이루며 몸 속에 꽉꽉 뭉쳐져 들어 있다.


“식물도 동물도, 모두 살아남기 위해 비대칭적인 모습이 된 거구나!”
내가 이렇게 외치자 내 말에 동의하듯 ‘찌르르~’하고 울던 모모가 갑자기 커지는 거 있지! 나는 모모의 등에 올라타고 하늘로 날아올랐어


대칭 나라 궁전에선 어떤 일이?
휴~, 한참을 날던 모모가 드디어 땅에 내려앉았어. 아니, 이 곳은 국왕 폐하의 궁전이잖아! 와우, 대칭에 맞춰 지은 모습이 정말 멋진 걸.
“모모, 날 왜 이 곳에 데려온 거야?”
그런데 갑자기 궁전 지붕 쪽에서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앗, 비대칭 마녀잖아!


"인도 타지마할,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노틀담의 곱추로 유명한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 그리고 우리나라 창덕궁…. 이와 같은 옛날 건물들 중에는 좌우대칭에 맞춰 지은 것들이 참 많아요. 예전에는 돌이나 벽돌 등을 쌓아서 건물을 지었어요. 지금처럼 벽을 만들기 전 철골을 세우지 않고 바로 벽을 쌓은 거죠. 그래서 양쪽으로 힘이 똑같이 나눠져야 건물이 무너지지 않았답니다. 그러니 건물들이 자연스레 대칭을
이루게 된 거죠"  이상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대칭의 대표적 건축물인 인도의 타지마할(위)과 비대칭의 대표격인 아랍에미리트의 캐피털 게이트(아래).
건물 독립 만세~!

20세기가 되어 철근 콘크리트가 등장하면서 건축의 틀이 자유로워졌다. 즉, 예전에는 벽돌이나 돌을 쌓아 올리는 방법으로 건물을 지었다면, 이제는 기둥이 발전하면서 벽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그래서 점차 비대칭적인 모양의 예술적인 건물이 많이 생겼다.
비대칭 건물의 예로는 건축가 데이비드 프링글양이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지은 ‘캐피털게이트’를 들 수 있다. 이 건물은 피사의 사탑보다 무려 18˚나 기울어진 비대칭 모양이며, ‘가장 기울어진 건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깔깔,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 하지만 대칭과 비대칭이 하나가 되는 곳이 어딘지도 알까?” 이런, 정답이 뭐지? 그 때, 내 손에 들려 있던 구슬이 반짝이기 시작했어. 작은 우주를 닮은 그 구슬 말이야…. 가만, 할머니께서 대칭과 비대칭이 하나 되는 게 중요하댔지?


"넓게 보면 대칭은 무언가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보존되는 거고, 비대칭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예요. 만일 대칭 없이 비대칭만 있다면 어떨까요? 그럼 아마 과학 법칙이 없을 거예요. 대칭이 있어야만 한 곳에서 들어맞는 과학 원리와 법칙이 다른 곳에서도 들어맞거든요. 반대로 비대칭 없이 대칭만 있다면 어떨까요? 세상은 아마 영원히 변화하지 않을 거예요. 시간이 멈춰 버리는 것과 같죠. 즉, 대칭과 비대칭 모두 있어야 우주가 존재하는 거예요"  김성원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대칭과 비대칭이 하나가 되는 곳은 바로 이 곳, 우리가 사는 우주예요.”
대칭과 비대칭은 처음부터 둘로 뗄 수 없는 하나였어. 둘 다 있어야 우주와 자연이 존재할 수 있거든. 비대칭은 절대 나쁜 게 아닌데, 대칭 나라 사람들이 이제껏 오해했나 봐. 혹시 비대칭 마녀는 억울한 나머지 이런 일을 벌였던 게 아닐까?
“흥, 정답을 맞혔으니 약속대로 공주의 저주를 풀어 주지.”
비대칭 마녀가 사라지고 나니 내 옆의 작은 새, 모모가 예쁜 공주로 바뀌어 있었어. 세상에! 저주에 걸린 공주는 바로 모모였구나! 나와 모모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좌우대칭처럼 잘 어울리는 한 쌍? 항상 변화하는 비대칭 같은 사이? 친구들 생각은 어때?



특집 한 걸음 더!
몸 속 작은 세상에서의 대칭


우리 몸 속에서 대칭을 이루는 물질에는 대표적으로 단백질로 이루어진 효소가 있다. 효소는 소화 같이 우리 몸의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데,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같은 효소끼리 모여 일하기도 한다. 이럴 때의 모습을 보면 전체적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마치 같은 모양의 블록을 정육면체로 쌓았을 때 그 모습이 대칭을 이루는 것과 같은 원리다. 같은 효소들이 모여 이렇게 대칭을 만드는 건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효소는 자기 몸의 어떤 특정한 부분에서만 일을하는데, 같은 효소가 여러 개 모이면 이런 부분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그러면 한 번 일할 때 여러 번 일하는효과가 있어서 아주 효율적이다. 둘째, 일할 재료를 효소의 몸에 붙이는 힘이 강해진다. 끝으로 여럿이 모이면 크기가 커지면서 겉넓이가 줄어든다. 효소는 물 같은 주변 물질에 계속 닿다 보면 자칫 그 모양이 변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겉넓이가 줄면 주변에 드러나는 부분이 작아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조가 된다


사람의 마음을 대칭으로 조절한다?

질서 잡힌 대칭 모양을 보면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을 다스리는 존재에 대한 놀라움과 충성심 을 갖게 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옛날에는 성당이나 궁 전, 왕의 무덤 같은 걸 대칭에 맞춰 지었다. 창덕궁이나 피라미드, 타지마할, 샤르트르 대성당 등이 그 예다.
한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는 변화가 많아 불안정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항상 안정 감을 찾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 때 지은 건물이나 예술 작품 중에는 유독 대칭을 이루는 게 많다.



이글루에도 대칭의 과학이!

에스키모의 이글루는 얼음을 쌓아 벽과 천장을 만들어 야 하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대칭적인 돔 모양으로 지어졌다. 게다가 이 대칭적인 돔 모양은 건물의 표면적을 가장 작게 해 바깥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그래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않게 할 수 있다. 이글루는 잘 무너지지 않으면서 추위도 막는 효율적인 모양으로 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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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나영 기자
  • 도움

    김성원 교수
  • 도움

    이일하 교수
  • 도움

    이상윤 교수
  • 도움

    정종우 교수
  • 사진

    최나영 기자
  • 사진

    윤신영 기자
  • 진행

    레이먼드 워홀
  • 진행

    박현정
  • 진행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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