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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끌끌…. 뭔가 고민하고 있는 친구! 고민하지 말라니까. 어차피 머리만 아플 뿐이야. 포기하고 불행을 받아들이라구~.
아, 나는 누구냐고? 누구긴! 이 세상이 불행에 빠지는 날까지 불행을 전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불행바이러스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
그런데 말이야, 저 아래 지구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요즘 심상치 않아. 세상에, 나 말고 또다른 바이러스가 있다는 거야. 이름하여‘행복바이러스!’
흥, 행복을 세상에 널리 퍼뜨린다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이 글에 등장하는‘행복바이러스’와‘불행바이러스’는 실제로 있는 생물학적인 바이러스가 아니에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랍니다.

행복한소식❶-행복은우리주위에

네가 불행바이러스구나? 나와 반대로 나쁜 소식을 전할 궁리만 한다는….
나는 행복바이러스야. 행복을 이 세상에 가득 퍼뜨리고 싶어서 왔지. 행복은 행복을 잘 아는 사람에게 찾아가. 불행바이러스도 행복에 대해 알고 나면 마음이 변해 나처럼 행복을 전하고 싶어질 거야.
행복이란 무엇일까?  지구상에는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곳도 많고, 지역에 따라서 말의 뜻이 다르기도 해. 그렇다고 행복을 연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야.  행복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은 행복감을
‘일상이 만족스러운지’와‘얼마나 많이, 자주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는지’를 통해 파악하고 있어.
그러니까 딱‘이것이 행복한 상태다’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살면서 만족스러운 상태가 자주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계기는 아주 다양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푹 잘때처럼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때는 물론, 음악이나 미술을 감상하며 문화적인 만족을 얻을 때에도 행복을 느껴. 다른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사회적 관계에서 행복감을 얻을 수도 있지.

이러면 행복해진다!

미국의 과학잡지‘뉴사이언티스트’는 2003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행복과 관련된 요건을 10가지로 정리해 발표했어.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해 볼게.

➊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살려라
➋ 가족을 소중히 해라
➌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라
➍ 욕심을 버려라
➎ 경건한 마음을 가져라
➏ 베풀고 나누어라
➐ 다른 사람과 외모를 비교하지 말라
➑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➒ 어느 정도 돈을 가져라
➓ 천재가 아니라고 좌절하지 말라

행복한소식❷-행복은개인적인감정?

행복바이러스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 준다고 해도 그 행복이 사람 안에서만 머물러 있다면 소용이 없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얼마나, 어떻게 행복한지 알 수는 없거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이 전해지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다는 뜻이지. 그러니 행복은 그냥 혼자만 느끼는 거야. 절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구. 행복도 결국 뇌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행복과 뇌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야. 행복의 지표인‘만족감’은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섞여 있어서 쉽게 밝히기 어렵거든. 대신‘즐거움’에 대한 연구는 꽤 이루어져 있어. 그러니 즐거움에 대한 연구를 통해 행복에 대해 살짝 알려 주지.

즐거움은 기대감이 충족되는 느낌!

음악은 즐거운 기분이 들게 한다. 따라서 음악과 뇌의 관계를 보면 즐거움의 정체를 알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 소리를 듣는 청각피질, 기억된 음을 구분하는 해마, 박자를 느끼는 소뇌와 함께 감정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작동한다. 전전두피질은 다음에 어떤 음이 올지를 기대하는데, 기대하던 음이 오지 않으면 갈등을 느끼다가 그음이 오면 만족감과 함께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화학물질로 된 행복?

뇌과학자들은 즐거움이나 행복이 뇌 속에 있는 화학물질 때문에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신경전달물
질 중‘도파민’이 즐거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뇌 전체에서 발견되는‘오피오이드’라는
물질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물질로 꼽히고 있다.
 



즐거움은 생존 본능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정서를 느끼는 전전두피질을 다쳐서 감정이 사라진 사람들은 즐거움을 못 느낄 뿐만 아니라 복잡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심리학자들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일을 처리하는 순서를 결정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즐거움이 생존에 필요한 판단력과 연관되는 것이다.

행복도 유전!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아닌 유전이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결론! 1996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데이비드 리켄 교수는 4000쌍의 어른 쌍둥이를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해 비교했다. 종교, 교육, 수입 등의 요인이 모두 달라도 쌍둥이는 행복도가 비슷했는데 이것은 쌍둥이의 유전자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리켄 교수는 행복은 50%가 유전에 의해 결정되고 다른 요인들은 3%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극비공개!-이렇게 하면 불행해질 수 있다!

행복이 유전된다며? 그럼 아무리 발버둥쳐도 행복해지지 않겠네? 뭐, 이런 사람이야 유전이 차지하는 50%를 뺀 나머지 50%가 환경과 노력이라는 사실을 잊은 거지만. 좋아! 그렇게 불행해지고 싶다면 내가 도와 줄게.

행복감을 꾹 참아 봐!

행복한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 분위기는 행복도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가 2007년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행복한 마음을 표현하길 꺼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을 잘 표현하는 서양사람보다 행복지수가 낮아. 행복감을 표현하지 않고 꾹 참아 봐!
점점 불행하다고 느껴질 거야!

텔레비전과 하루 종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이 30년간 3만 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조사해 봤어. 그랬더니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일주일에 6시간 이상 텔레비전을 많이 본대. 텔레비전이 불행의 원인까지는 아니겠지만, 텔레비전 때문에 다른 행복한 활동을 할 시간을 뺏기는 건 사실이야. 우리 같이 텔레비전에 붙어 앉아 살아 보자구.

행복한소식❸-퍼져라,얍!행복바이러스!

행복이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말은 사실이야. 그리고 즐거움이 뇌안에서 일어나는 정서 반응 중 하나인 것도 맞고.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개인의 행복이 정해져 있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야. 지금부터 소개할 연구 결과들을 보면 행복이 결코 한 사람의 마음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거야! 행복은 나눌 수도 있고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할 수도 있어!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

행복은 주변 사람을 통해 널리 퍼진다. 2008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제임스 파울러 교수팀은 10년간 병원 환자 5124명의 친구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혀 만난 적이 없는‘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도 환자의 행복지수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행복한 사람이 친할수록, 그리고 가까이 살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엘리자베스 던 교수팀은 2008년 3월‘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남을 위해 돈을 쓴 사람의 행복도가 자기를 위해 쓴 사람보다 높음을 밝혔다. 옆 사람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영국 워릭대학교 앤드류 오스발트 교수는 2002년 결혼 등 일상 생활이 주는 행복을 돈으로 대신할 경우 얼마의 돈이 들까를 계산하기 위해 1만 6000명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결혼이 주는 행복감을 돈으로 대신 느끼려면 1년에 1억 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돈은 당시 영국의 1인당 국민소득보다도 큰 액수다.
행복바이러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파울러 교수도 750만 원의 돈이 생겼을 때 생기는 행복감은‘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한 경우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행복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 것이다.

극비공개!-웃음이 행복을 불러와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돼 있어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따라 해 보세요.

 


❶ 위험하지 않은 포크 하나를 준비해 주세요. 평소 자주쓰는 젓가락이나 펜도 좋아요. 포크 끝을 살짝 입술로 물어 보세요. 그리고 친구들이 좋아하는‘어린이과학동아’를 펼쳐 들고 읽어 보세요.
❷ 이번에는 입술에 닿지 않게 유의하면서 이로 막대기를 물어 보세요. 그리고 똑같이‘어린이과학동아’를 읽어 보세요. 두 경우 중 어느 때 더 재미있게 읽었나요?

심리학자들이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본 결과, 똑같은 만화라도 막대기를 이로 물고 봤을 때 재미있다는 대답이 더 많았다고 해요. 입술에 닿지 않게 이로 물면 얼굴이 웃는 모양이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 뇌는 웃는 얼굴이 되면 기분이 좋다고 판단해요. 웃음은 보는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행복을 선물해 준다는 사실! 우울할 땐 억지로라도 웃어요!

"제가 2007년에 실험해 보니 크게 노래를 부르거나 웃는 등 겉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 서은국(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다른 사람에게 퍼져서 더 큰 행복을 만드는 것이 행복의 법칙이라는 걸 이제 나도 알겠어.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퍼뜨리며 행복을 느껴 보기로 결심했어. 그러고 나니 벌써 즐거워지네? 아하,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나도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됐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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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사진

    윤신영 기자
  • 도움

    민병경 전문연구원
  • 도움

    서은국 교수
  • 도움

    정수영 선임연구원
  • 이세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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