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나면 우리의 코는 반응하기 시작한다. 꽃, 향수 등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향기라고 하니 결국 향기도 코로 맡는 냄새의 하나. 그런데 과연 냄새는 코로 맡는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냄새를 맡는 것은 냄새분자의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냄새분자는 사람이 숨을 쉴 때 코로 들어가 코 윗부분에 있는 후각상피세포로 간다. 이 후각상피세포에는 후각 수용체가 있는데, 냄새분자는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각각에 맞는 후각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러면 신경신호가 후각구로 전해지고, 이것이 뇌로 보내져 냄새를 알아차리게 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리차드 액설 교수와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린다 벅 연구원은 후각 수용체를 만드는 1000여 개의 후각 유전자를 발견했다. 하나의 유전자당 하나의 후각수용체를 만들 수 있고, 후각수용체 하나가 몇 가지 냄새분자를 담당하는 것도 밝혔다. 이 공로로 둘은 200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 연구로 냄새를 맡는 과정은 밝혀졌지만, 사람이 어떻게 1만 가지나 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사람에 따라 후각유전자가 후각수용체를 만드는 정도도 다 달라서 냄새는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냄새를 맡는 과정
1. 꽃에서 나온 냄새분자가 공기 중을 떠다닌다.
2. 사람이 숨을 쉴 때 냄새분자가 코로 들어간다.
3. 후각상피세포에 있는 후각수용체에 해당하는 냄새분자가 달라붙는다.
4. 신경신호가 후각구로 전해지고, 이것이 뇌로 전해져 냄새를 알아차린다.

향기는기억에게 물어봐
“거참 구수~하고 향기롭다!”
“우웩~, 냄새 때문에 도저히 못 먹겠어!”
똑같은 청국장을 놓고 흔히 오가는 대화다. 왜 같은 청국장을 놓고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걸까? 답은 바로 기억!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수구 냄새와 같은 악취를 좋지 않은 냄새로 판단한다. 이것은 상한 음식을 가려 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달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향기롭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기억이나 감정에 좀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나에게는 청국장 냄새나 하수구 냄새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더라도, 가족끼리 청국장을 함께 먹었던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에겐 구수한 향기다. 그야말로 느끼기 나름인 것이다.
실제로 향기를 포함한 냄새는 다른 감각과 다르게 직접 *대뇌변연계에서 느낀다. 대뇌변연계는 뇌의 가운데에 있는 영역으로, 좋고 나쁨, 공포 등의 복잡한 감정을 조절한다. 다른 감각들에 비해 냄새 정보는 뇌에서 곧바로 대뇌변연계에 들어가 정서를 담당하는 곳에 이르게 된다. 그 결과 빠르게 감정을 자극하고, 감정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기 쉽다. 어떤 냄새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데 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뇌변연계 : 대뇌의 가운데와 아래쪽에 해당하는 부분. 감정과 본능에 관련되어 있다.

똥냄새 = 재스민향?
“오~, 향긋한 재스민향!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이야.”
“그…, 그거 옅은 똥냄샌데….”
맘에 드는 남자 친구 앞에서 재스민향에 대한 소감을 우아하게 말하고 있는데, 그게 똥냄새와 같은 성분이라니? 한때 유행했던 허무개그 같지만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돌’이라는 냄새 성분은 불쾌한 똥냄새를 풍기는데, 이것을 0.001%로 아주 옅게 희석한 알코올 용액은 향긋한 재스민향으로 느껴진다. 또, ‘티올’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한 냄새분자는 낮은 온도에서는 달콤한 파인애플이나 자몽향이지만 농도가 진해지면 역겨운 유황 냄새로 변한다.
이처럼 향기는 같은 성분이라도 농도에 따라 악취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오늘 아침 엄마가 뿌리신 향수에 어쩌면 화장실 냄새와 같은 분자가 섞여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향기에 대한 판단이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분자가 향기를 낸다고 구분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향기는 공기 중에 퍼져야 하므로 대부분 휘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향기성분 중에는 휘발성이 높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콧속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뚫고 후각상피세포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물에 잘 녹아야 한다. 그리고 후각수용체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냄새 분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클레오파트라의 향수
클레오파트라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몸에‘시베트’라는 향료를 지니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시베트는 사향고양이의 항문 가까이에 있는 분비선에서 나오는 기름 물질로, 사향노루에서 나오는‘무스콘’이라는 성분과 비슷하다. 사향 성분은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냄새를 맡는 것은 냄새분자의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냄새분자는 사람이 숨을 쉴 때 코로 들어가 코 윗부분에 있는 후각상피세포로 간다. 이 후각상피세포에는 후각 수용체가 있는데, 냄새분자는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각각에 맞는 후각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러면 신경신호가 후각구로 전해지고, 이것이 뇌로 보내져 냄새를 알아차리게 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리차드 액설 교수와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린다 벅 연구원은 후각 수용체를 만드는 1000여 개의 후각 유전자를 발견했다. 하나의 유전자당 하나의 후각수용체를 만들 수 있고, 후각수용체 하나가 몇 가지 냄새분자를 담당하는 것도 밝혔다. 이 공로로 둘은 200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 연구로 냄새를 맡는 과정은 밝혀졌지만, 사람이 어떻게 1만 가지나 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사람에 따라 후각유전자가 후각수용체를 만드는 정도도 다 달라서 냄새는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냄새를 맡는 과정
1. 꽃에서 나온 냄새분자가 공기 중을 떠다닌다.
2. 사람이 숨을 쉴 때 냄새분자가 코로 들어간다.
3. 후각상피세포에 있는 후각수용체에 해당하는 냄새분자가 달라붙는다.
4. 신경신호가 후각구로 전해지고, 이것이 뇌로 전해져 냄새를 알아차린다.
향기는기억에게 물어봐
“거참 구수~하고 향기롭다!”
“우웩~, 냄새 때문에 도저히 못 먹겠어!”
똑같은 청국장을 놓고 흔히 오가는 대화다. 왜 같은 청국장을 놓고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걸까? 답은 바로 기억!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수구 냄새와 같은 악취를 좋지 않은 냄새로 판단한다. 이것은 상한 음식을 가려 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달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향기롭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기억이나 감정에 좀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나에게는 청국장 냄새나 하수구 냄새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더라도, 가족끼리 청국장을 함께 먹었던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에겐 구수한 향기다. 그야말로 느끼기 나름인 것이다.
실제로 향기를 포함한 냄새는 다른 감각과 다르게 직접 *대뇌변연계에서 느낀다. 대뇌변연계는 뇌의 가운데에 있는 영역으로, 좋고 나쁨, 공포 등의 복잡한 감정을 조절한다. 다른 감각들에 비해 냄새 정보는 뇌에서 곧바로 대뇌변연계에 들어가 정서를 담당하는 곳에 이르게 된다. 그 결과 빠르게 감정을 자극하고, 감정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기 쉽다. 어떤 냄새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데 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뇌변연계 : 대뇌의 가운데와 아래쪽에 해당하는 부분. 감정과 본능에 관련되어 있다.
똥냄새 = 재스민향?
“오~, 향긋한 재스민향!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이야.”
“그…, 그거 옅은 똥냄샌데….”
맘에 드는 남자 친구 앞에서 재스민향에 대한 소감을 우아하게 말하고 있는데, 그게 똥냄새와 같은 성분이라니? 한때 유행했던 허무개그 같지만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돌’이라는 냄새 성분은 불쾌한 똥냄새를 풍기는데, 이것을 0.001%로 아주 옅게 희석한 알코올 용액은 향긋한 재스민향으로 느껴진다. 또, ‘티올’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한 냄새분자는 낮은 온도에서는 달콤한 파인애플이나 자몽향이지만 농도가 진해지면 역겨운 유황 냄새로 변한다.
이처럼 향기는 같은 성분이라도 농도에 따라 악취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오늘 아침 엄마가 뿌리신 향수에 어쩌면 화장실 냄새와 같은 분자가 섞여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향기에 대한 판단이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분자가 향기를 낸다고 구분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향기는 공기 중에 퍼져야 하므로 대부분 휘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향기성분 중에는 휘발성이 높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콧속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뚫고 후각상피세포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물에 잘 녹아야 한다. 그리고 후각수용체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냄새 분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클레오파트라의 향수
클레오파트라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몸에‘시베트’라는 향료를 지니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시베트는 사향고양이의 항문 가까이에 있는 분비선에서 나오는 기름 물질로, 사향노루에서 나오는‘무스콘’이라는 성분과 비슷하다. 사향 성분은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