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5일 회색빛 날씨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회색빛 하늘, 회색빛 도로에 회색빛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가 보인다.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도 회색, 흐르는강물도 모두 회색이다. 세상이 아무 빛도없는 무채색으로 변해 버렸다. 이 세상에 밝은 색을 찾아 줄 방법은 단 한 가지! 자연에서 구한 재료 이용해서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노란색, 녹색과 더불어 보라색과 파란색까지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해결하지 못한 퍼즐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꼭 과학해결사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왜나고? 난 지금 다른 임무들로 너무 바쁘거든
염색이란 화학결합의 일종인데 빨래할 때 옷의 색이 점점 연해지는 것은 염색물질과 천의 결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천연염색은 식물성이나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1856년 화학염료가 발명되기 이전에 주로 사용되었다. 천연염색에는 식물의 잎과 꽃, 열매, 뿌리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사용되어 오염이 없고 사람의 몸에도 좋다. 색이 사라져 버린 세상에 자연에서 얻은 색을 다시 돌려 주는 일은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지도 모른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한 색
인류는 오래 전부터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색을 만들어 냈다. 신석기 시대이후, 옷을 물들이기 위해 광물을 이용했고 차츰 식물의 꽃이나 열매, 나무껍질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 인도 지방에서는 쪽에서 푸른색을 찾았고, 이집트 사람들은 꼭두서니의 뿌리로부터 붉은색, 페니키아 지방에서는 뿔고둥에서 보라색을 얻었다. 15세기 경에는 인디고나 레드우드 같은 염료가 동양에 서 서양으로 전파되었다.
고대인들은 악마를 쫓거나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염색한 천을 두르거나 몸에 색칠을 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색은 사회적 계급이나 재산, 종교, 민족을 나타냈다. 또 현대에는 색이 표현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문화적인 상징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반응을 고려해 칙칙하던 버스 색을 초록과 파랑, 빨강으로 바꿨고, 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 낸다는 빨강색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백의민족’이라 하여 흰색을 사랑하였지만 또한 다양한 천연염색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 조상들이 가장 고귀한 색으로 여긴 보라색은 자초 혹은 지치(산이나 들의 풀밭에 절로 나는데, 뿌리는 자줏빛이고 굵으며 높이는 30~35cm이다)라고 불리는 식물로부터 얻었다. 고려시대의 자초염색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했다고 전한다. 또 그 다음 중요한 색인 붉은색은 홍화에서 나오는 염료를 사용했고, 노랑색은 치자와 황백, 울금 등을 이용했다. 이뿐만 아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듯 조상들은 먹는 음식에도 색
을 입혀 식욕을 돋우었다. 분홍색과 초록색의 송편과 보라색의 갓김치 등은 모두 먹을 수 있는 천연 색소를 사용한 것이다.
탐스러운 포도에서 나온 보∙랏∙빛
★실험재료
시금치, 양파껍질, 쪽, 쑥, 소목, 포도껍질, 흰 면 손수건, 백반, 비커, 알코올램프, 삼발이, 성냥
실험 전에 알아두기!
★쑥으로는 녹색, 소목은 붉은색, 양파껍질은 노란색, 쪽에서 는 파란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소목은 한약 재료로 사용되는 데 약재시장에서 구할 수 있다.
★천연염색방법은 모두 같고 색깔에 따라 재료만 각각 다르게 사용한다.
1. 매염제 만들기
백반을 따뜻한 물에 녹인다. 백반의 양은 염색할 천 무게의 5~10% 정도면 된다.
2 매염하기
백반이 완전히 녹으면 손수건을 넣고 5분간 담가 둔다.
3 재료 끓이기
포도껍질을 물에 넣고 보라색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 다음, 체로 찌꺼기를 거른다.
4 염색하기
거른 물에 손수건을 담그고 약한 불로 계속 가열한다. 염색이 되었으면 꺼내 말리고, 더 진한 색을 얻으려면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
5염색 완성!
손수건이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매염제 바로 알기
만일 염색할 천을 백반 녹인 물에 담그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빨래를 하면 염색이 다 빠져 버릴 거예요. 이렇게 염색한 손수건을 백반 녹인 물에 담그는 것을 ‘매염’이라고 해요. 봉숭아로 손톱을 물들일 때 백반을 빻아 함께 넣는 것도 같은 원리랍니다. 백반에는 알루미늄이온이 포함되어 있는데 천에 염색 물질이 강하게 결합하도록 도와 줍니다.
시금치는 녹색이라고?!
★실험재료
시금치, 비커, 아세톤, 유리막대, 막자와 막자사발, 거름종이
★실험과정
시금치를 막자사발에 넣고 아세톤 네 스푼을 첨가하여 잘 갈아요. 시금치가 물처럼 걸쭉하게 변하면 비커에 붓고, 세로로 길게 자른 거름종이를 담가 1시간 정도 관찰해 봐요.
★실험결과
사인펜의 색이 물에 번진 것을 본 적 있죠? 시금치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색깔로 분리되요. 이 실험은 종이를 이용했기 때문에 ‘페이퍼 크로마토그래피’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 혼합물의 성분을 색으로 기록하여 보여 주는 방법이에요. 아세톤에 시금치를 녹이고 종이를 담그면 아세톤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종이를 타고 올라가요. 이 과정에서 아세톤에 녹아 있는 시금치의 색소 분자들이 네 가지 색소로 나뉩니다. 종이의 위에서부터 카로틴(황적색), 크산틴(황색), 엽록소a(황록색), 엽록소b(청록색)의 순서로 분리되죠.
자연과 가까운 곳에 사는 이번 과학해결사 친구들은 소목과 양파껍질, 쑥 등의 재료를 이용해서 손수건을 염색하는 데 멋지게 성공했어. 빨강, 노랑, 초록, 보라, 파랑으로 염색한 손수건이 색색이 가을바람에 흔들리자 어두운 도시가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어. 햇살도 제 색을 되찾아 청량하게 빛나고 푸른 가을 하늘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까지…! 썰렁 홈즈는 이제 가을다운 가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 답답한 회색빛이 아니라 자연의 색을 되찾은 아름다운 도시에서 말이야. 고마워~! 과학해결사!
우리 학교는 과학동산
아름다운 자연을 배우며 자라나는강릉포남초등학교
1981년에 개교한 강릉 포남초등학교(교장 이혜신)는 강원도 강릉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서관‘보래미 정보세상’을 통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특색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과학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21세기 과학의 꿈을 실현할 주역을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해마다 물로켓발사대회, 모형항공기대회, 환경탐구대회, 정보검색대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호기심과 탐구정신을 길러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제 2의 장영실을 꿈꾸는 포남 과학발명반은 매주 다양한 실험과 과학 공부로 우리나라 기초 과학의 기둥이 되려고 하지요. 앞으로 포남 어린이들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