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라고는 한 점 없을 것 같은 골목의 시멘트 계단. 그 삭막한 공간에서도 찬란한 생명의 꽃을 피우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괭이밥’이랍니다. 이 여리디 여린 식물이 어떻게 도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괭이밥의 씨가 휴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휴면성이란 지금 싹을 틔우면 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잠을 자다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 되면 싹을 틔우는 성질입니다. 괭이밥은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렸다가 요즘과 같이 날씨가 좋은 계절, 잠깐 동안의 햇빛과 약간의 수분을 이용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답니다. 농부가 기르는 작물과는 달리 보호받지 못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난 잡초의 끈질긴 생존전략이지요. 더운 날씨에 몸이 축 처지는 오후, 혹시 골목에서 괭이밥을 보면 관심있게 한번 살펴보세요. 괭이밥의 그 강인한 생명력이 친구들에게 전달될 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