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주체로서의 컴퓨터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확인하고 주인에게 확인시킨다. 주인의 눈과 손을 통해서 일지언정 하나 하나 기억해 나가는 힘은 컴퓨터를 다른 전자제품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승격시킨다.
● ● 컴퓨터개론 가라사대 하드디스크는 보조기억장치라 칭한다하거늘, 왜 이 기계 부속이 ‘기록’이 아닌 ‘기억’이라는 단어를 갖게 됐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CPU가 지닌 치명적인 휘발성에 대한 오직 하나의 방어기재인 이 보조물이 CPU의 의식이 잠들기 전, 즉 전원이 차단되기 전의 상태를 대신 기억해 주지 못한다면...(계속)
글 : 김국현 IBM 엔지니어 goodhyun@hotmail.com
과학동아 2002년 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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