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합성하는 미토콘드리아와 DNA를 담은 핵,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솜, 그리고 이 모든 소기관을 감싸는 막. 인간의 세포 구조다. 세포는 처음부터 이 형태가 아니었다. 유전 물질이 생기고 이를 감싸는 막이 생기고, 세포가 분열하고 진화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생명체들이 지구에 살고 있다. 이런 세포의 진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분자를 조합해 세포를 만들고 생명까지 부여한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인간이 생명체의 기본 블록인 세포를 만드는 영역에 도달한 것이다. 사람이 숨을 불어넣은 인공세포는 지구 생명체들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알아봤다.
인지질 분자로 둘러싸인 리포솜에 각종 화학물질을 투입하자 세포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포가 쑥쑥 자라나 분열하기까지, 인간이 조립한 세포의 재료는 무엇일까. 2026년 7월, 획기적 인공세포 연구를 발표한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의 논문을 토대로 인공세포의 제조법을 구성해 봤다.
1. 세포막 합성
세포막의 구성 요소인 인지질과 콜레스테롤 분자를 섞은 뒤 초음파 진동을 가해 세포막을 합성한다. 세포막은 세포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를 감싸 형태를 유지한다. 무생물과 생물의 경계를 가르는, 생명의 근본적 정의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기관이기도 하다.
2. 세포 내부 물질 주입
인공세포의 유전 정보를 담은 플라스미드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리보솜 등을 섞어 세포막이 합성되는 과정에 주입한다.
3. 세포의 성장
이번 인공세포 연구의 혁신으로 평가받는 지점. 이전 인공세포 연구에서는 세포막을 넓혀 세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인공세포막은 연구진이 추가로 주입한 ‘먹이 세포막’과 결합하며 몸집을 불려 나간다. 생명체의 세포 성장을 모방한 단계다.
먹이 세포막(Feeder Liposome)
연구팀은 세포를 성장시키기 위해 인공세포막을 하나 더 합성한 뒤, 여기에 니켈-니트릴로트라이아세트산(Ni-NTA)라는 지질을 넣어줬다. Ni-NTA는 막단백질 αHL과 결합한다. 두 분자가 연결돼 세포막과 먹이 세포막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세포막의 표면적이 넓어진다.
플라스미드
플라스미드는 작은 원형의 DNA다. 여기에는 DNA 복제와 단백질 합성 등 생존을 위한 유전 정보가 담겨 있다. 미네소타대 연구팀은 인공세포의 유전체를 플라스미드 8개에 나눠 담았다. 유전체 규모는 대장균의 약 2%다. 플라스미드에는 αHL이라는 특수한 막단백질(세포막에 붙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도 있다. 이 단백질은 인공세포의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단백질 합성 시스템
단백질 합성을 위한 재료들이다.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과 DNA 복제를 위한 중합 효소, 단백질을 합성하는 소기관인 리보솜, 그리고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운반하는 유전 물질인 tRNA가 들어있다. 이 합성 시스템을 거쳐 αHL 막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인공세포막에 삽입된다.
인공세포는 이 재료들을 직접 만들 수 없어서 연구팀이 따로 넣어주어야 했다.
4. 세포의 분열
세포가 성장하고 세포 안에서 DNA 복제와 단백질 합성 등의 과정이 일어나면, 세포가 두 개로 나뉘는 ‘분열’이 일어난다. 세포의 자손이 생기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시작 단계부터 조립해 만든 인공세포의 분열을 목격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연구의 혁신을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