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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23층 속 숨겨진 과학을 찾아서

친환경 에너지 흐르는 수직 도시, 롯데월드타워

모든 도시엔 얼굴 역할을 하는 건물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선 에펠탑이, 미국 뉴욕에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중국 상하이에선 동방명주탑이 그렇다. 서울의 경우엔, 555m의 우뚝 솟은 ‘롯데월드타워’가 스카이라인에서 독보적으로 눈에 띈다. 서울의 상징적 건물이자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엔 건물의 크기에 걸맞은 첨단 과학기술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7월 1일 롯데월드타워 속으로 탐험을 떠났다.

 

▲GIB

 

7월 1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은 북적였다. 밝은 조명 아래 음식점과 의류, 장신구 등을 파는 가게가 즐비해 있었다. 사람들은 오가며 쇼핑을 하고, 먹거리와 볼거리를 찾아다녔다.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박지웅 롯데물산 홍보팀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화려한 가게 사이에 있는 작은 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소방안전교육센터로 연결되는 문이었다. 평소라면 못 보고 지나쳤을 이 문을 지나자 롯데월드타워 속 과학이 드러났다.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를 자랑하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이다. 세계에서도 여섯 번째로 큰 건물로 손꼽힌다. 타워 안에 가게와 영화관, 아쿠아리움, 사무실, 호텔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차 있다. 도시 하나가 그대로 건물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이날 기자는 롯데월드타워 지하 6층부터 타워 꼭대기인 123층까지 올라가며 롯데월드타워에 숨겨진 첨단기술을 찾았다. 이 여정에 구로구 영문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로 구성된 ‘123 과학탐험대’가 함께했다. 123 과학탐험대는 롯데월드타워 속 건축, 과학, 환경, 안전 등을 직접 보고 느끼는 현장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사회 공헌 사업엔 롯데물산, 초록우산과 동아사이언스가 함께 한다.

 

▲롯데물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둘러보는 현장 체험 교육 프로그램인 ‘123 과학탐험대’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 종합방재센터에서 최민제 소방방재팀 매니저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강의 서늘함이 타워의 혈관을 따라 흐른다


손지훈 롯데물산 몰기술팀 매니저를 따라 지하 6층 에너지센터 속으로 들어섰다. “여기는 조금 시끄러워요.” 손 매니저의 설명대로 기계장치가 가동되는 소리가 공기를 메우고 있었다. 에너지센터는 롯데월드타워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열 에너지가 타워 전체로 퍼져나간다. 혈액이 심장에서 나와 몸 곳곳으로 향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에너지센터에서는 친환경 설비인 수열, 지열 시스템과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나 주변 환경을 활용한 수열, 지열 시스템이 흥미롭다. 수열 시스템은 하천수를 열원으로 활용한 히트펌프(냉·난방 장치)를 통해 건물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기술이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엔 인근 한강물을 활용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전기 등의 에너지를 이용해 열을 이동시켜 냉·난방을 하는 장치다. 높은 효율로 열원을 공급해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청정 에너지 기술로 꼽힌다. 열은 원래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지만, 히트펌프는 전력 등 외부 에너지를 투입해 차가운 곳의 열을 뜨거운 곳으로 이동시킨다. 실외기에서 온열을 외부로 배출하고, 실내기의 냉열을 냉방에 활용하는 에어컨과 비슷한 원리다.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수열 시스템은 여름철에는 히트펌프가 만든 냉열을 실내 냉방에 사용하고, 발생한 온열을 한강에 방출한다. 겨울철에는 반대로 온열을 난방에 활용하고 냉열을 한강에 방출하는 방식으로 건물 냉·난방에 활용한다. 손 매니저는 “수열 시스템의 경우,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를 사용하지 않아 여름에 도심 열섬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열 시스템도 비슷한 원리를 활용한다. 롯데월드타워 아래 땅속 깊은 곳(약 150m)은 연중 약 15℃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여름철 땅 속 온도는 기온보다 낮고, 겨울철엔 기온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한다. 지열 시스템은 이 열원을 이용해 히트펌프를 가동한다. 이런 방식으로 롯데타워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15% 이상을 친환경 에너지로 사용하며, 매년 약 2만 톤(t)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한다. “건물 설계 당시부터 주변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 전략을 세웠습니다. 수열, 지열 시스템을 이렇게 대규모로 사용한 경우는 드물어요.” 손 매니저의 설명이다.

 

▲롯데물산
‘123 과학탐험대’ 참가 어린이들이 롯데월드타워 72층에서 곤돌라를 타고 서울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불이 났을 때 타도 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지하 1층 종합방재센터에는 롯데월드타워 이곳저곳을 비추는 화면이 가득했다. “자, 제가 22층에 있는 화재감지기를 임의로 작동해 볼게요. 놀라지 마세요.” 최민제 소방방재팀 매니저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센터에 붉은 경고등이 켜지며 사이렌이 울렸다.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에 올라가서 방금 작동한 화재감지기가 어디에 있었는지 살펴보시죠.”


최 매니저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에 쓰여 있는 ‘피난용’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최 매니저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비상시 롯데월드타워의 안전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원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엘리베이터를 타선 안 된다. 전력이 끊기면 엘리베이터의 작동이 멈추는 데다, 엘리베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타고 연기가 휘몰아쳐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에선 오히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타워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61대 중 19대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다.


피난용 엘리베이터의 역사는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에서 시작됐다.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선 피해자들이 건물 계단을 통해 탈출하려다 실패하고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초고층 건물 속 사람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지상까지 도달할 방법을 찾는 노력이 이어졌다.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전원이 3중으로 설계돼 비상시에도 전원을 원활하게 공급한다. 화재가 발생할 때 엘리베이터 승강로의 기압을 높여, 연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불길 속 안전한 벙커가 된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롯데월드타워 내 사람들을 63분 내에 피난시킬 수 있다. 계단만 이용하면 그 두 배인 118분이 소요된다.


최 매니저와 함께 도달한 22층은 피난안전구역이었다. “20개층마다 배치된 피난안전구역은 불이 난 이후 구조대가 오기까지 3시간을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 벙커”라는 게 최 매니저의 설명이다. 123 과학탐험대 어린이들은 넓은 피난안전구역을 뛰어다니며 화재감지기를 찾는 미션을 수행했다.

 

▲롯데물산
123층,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서 있는 ‘123 과학탐험대’ 어린이들의 모습.

 

땅 위 555m에서 느끼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으아악 진짜 무서워요! 와, 그런데 풍경은 정말 좋네요!”
 72층 외벽에 매달려 소리를 질렀다. 눈앞에는 한강과 롯데월드, 석촌호수와 강 건너 지역까지 서울 전체가 펼쳐져 있었다. 대단한 풍경이었지만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타고 흐른 진땀을 말려줬다.


물론 기자를 끈에 묶어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대롱대롱 매단 건 아니다. 72층에는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청소하기 위해 설치한 곤돌라가 있었다. 원래라면 이걸 타고 지상까지 내려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모양이다. 72층으로 향한 건 단순히 스릴을 위해선 아니었다. 


이곳에선 롯데월드타워를 지지하는 거대한 기둥인 ‘메가 컬럼’과 ‘아웃리거’를 볼 수 있었다. 초고층 건물은 바람이 불거나 지진이 나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 롯데월드타워 밖에 설치된 메가 컬럼은 타워 밖을 둘러싸며 지탱해 준다. 아웃리거는 건물 중심의 기둥과 메가 컬럼을 잇는다. 555m의 거대한 타워가 견고하게 연결된 기둥 덕에 튼튼하게 서 있는 것이다.


오후 4시 40분, 드디어 123층 꼭대기에 다다랐다. 123 과학탐험대 어린이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고 작게 보이는 서울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어린이들은 기자와 함께 롯데월드타워를 오르며 타워 속 다양한 시설을 살펴봤다. 롯데물산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한국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속속들이 설명해 줬다. 취재를 마치고 타워를 뒤돌아봤다. 탐험을 마치고 나니 거대한 건물이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기자와 함께한 어린이들도 이제 롯데월드타워를 볼 때마다 그 속의 과학기술을 되새기게 되리라.


롯데물산은 어린이들이 과학을 생활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9~10월에는 롯데물산 임직원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555과학교실’에서 롯데월드타워 속 건축, 에너지, 안전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기자가 떠난 롯데월드타워 탐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면 다음 탐험의 주인공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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