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를 뒤흔드는 ‘슈퍼엘니뇨’가 올가을 본격적으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월 11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현재 발달 중인 엘니뇨가 올겨울 전후로 매우 강한 수준, 즉 슈퍼엘니뇨로 강화될 확률이 6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NOAA가 공식 기록을 시작한 1950년 이후 가장 강한 엘니뇨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엘니뇨는 3~7년 주기로 열대 태평양 동쪽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선언된다. 이 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질 때를 슈퍼엘니뇨라 부른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기 순환이 바뀌면서 세계 각지에 이상 기상이 나타난다. 이런 이상 기상은 엘니뇨가 강할수록 더 격렬하다.
이번 슈퍼엘니뇨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배경 기후 속에서 발생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위기가 엘니뇨의 빈도나 강도를 직접 높이지는 않지만, 이미 뜨거워진 대기와 해양이 엘니뇨가 전달하는 충격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한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55℃ 높아져 역대 가장 뜨거운 해였던 2024년의 연평균 기온도, 기후위기와 2023~2024년 엘니뇨가 겹친 결과였다. 리즈 스티븐스 영국 레딩대 기상학과 교수는 “슈퍼엘니뇨로 2027년 연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슈퍼엘니뇨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은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동아프리카와 남미 서부, 미국 남부에는 홍수 위험이 높아지고, 호주와 인도네시아, 남아시아, 아마존 유역에서는 가뭄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서양 허리케인 발생은 억제되는 반면, 중동부 태평양에서는 태풍 활동이 활발해진다.
한반도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간접 경로를 통한 변화가 나타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 필리핀 인근 서태평양의 대류가 약해지면서 한반도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다. 이 영향으로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가 심해지고 겨울철은 평년보다 따뜻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한반도는 대륙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탓에, 한반도 날씨에는 엘니뇨 외에도 북극 진동, 티베트 고원 적설량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