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와인잔을 빙글빙글 돌리는 ‘디캔팅’을 하는 이유는 산소가 와인 맛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와인이 산소와 지나치게 반응하면 와인이 상하지만, 적절히 반응하면 풍미가 다양해진다. 6월 19일 토마스 카르보비아크 프랑스 부르고뉴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와인병으로 산소가 유입되는 정도가 코르크 마개 길이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adv.aed3023
연구팀은 70mm 높이 유리병 7개에 와인을 담은 뒤 병 내부 산소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각 유리병은 길이가 서로 다른 코르크 마개 7개로 막았다. 마개 길이는 6mm부터 42mm까지 6mm씩 증가하는 구성이었다.
18개월 동안 유리병 내부 공기층과 액체 속 산소 농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연구팀은 시간에 따라 와인병 내의 산소량이 4가지 요인에 의해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선, 유리병을 코르크 마개로 막은 직후에는 와인에 녹아 있던 산소가 15일 동안 병 내부로 확산했다.
마개를 막은 지 15일~9개월 뒤부터는 코르크 마개에 갇혀 있던 산소가 방출되면서 병 속 산소량이 늘었다. 방출된 산소량은 마개의 길이에 따라 달랐다. 또한 마개를 막은 지 4~15개월 뒤에는 코르크 마개의 구성 성분인 페놀 화합물이 병 속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소량이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외부 산소가 코르크 마개와 와인병 주둥이 사이 틈으로 계속 들어오면서 내부 산소량이 점진적으로 늘었다.
내부 산소량은 코르크 마개의 길이에 따라 달라졌다. 실험을 진행한 기간 동안 코르크 마개가 길수록 병 안으로 들어오는 산소량이 적었다. 6mm 마개는 42mm 마개보다 100배 많은 양의 산소를 통과시켰다. 이는 페놀 화합물에 의해 소모되는 양보다 훨씬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 함량이 계속 증가했다. 반면 24~30mm 중간 길이 마개는 외부 유입과 페놀 소모 간 균형을 맞춰 가장 적은 산소 증가량을 기록했다. 36~42mm의 긴 마개는 외부 산소 유입량이 적고, 페놀 화합물 반응으로 산소가 대부분 제거돼 18개월 후 산소 함량이 거의 0에 가까워졌다.
이번 연구는 와인 제조업자가 와인 종류에 걸맞는 최적의 코르크를 선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코르크 마개는 기존 상식과 달리 산소를 차단하기보다는 결국 적절한 산소량을 와인에 유입시키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고 논문에 밝혔다.
시간대별 와인병 내부 산소량 변화
❷ 코르크 마개를 이루는 페놀 화합물이 병 속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소량이 준다.
❸ 외부 산소가 코르크 마개와 와인병 주둥이 사이 틈으로 계속 들어와 산소량이 는다.
❹ 와인병 속 전체 산소량은 잠시 줄었다가 다시 증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