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Liévano/MIT News
중성자별의 자기권에서 빠른 전파 폭발(FRB)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상상해 그린 일러스트.
‘빠른 전파 폭발(FRB텳ast Radio Burst)’은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전파 폭발 현상 중 하나다. 겨우 0.001초가량 진행되지만, 전체 은하의 에너지를 능가할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FRB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1월 1일, 켄지 니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카블리 천체물리학 우주연구소 연구원이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FRB가 생성되는 장소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4-08297-w 그들이 폭발 장소로 점찍은 곳은 중성자별과 매우 가까운 3만 km 이내의 거리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천체물리학자들은 FRB가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같은 밀도 높은 천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폭발이 일어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그 원인에 관해 크게 두 가지 가설이 나왔다. 하나는 FRB가 천체를 둘러싼 자기권에서 발생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멀리 전파되는 충격파의 일부로 천체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져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즉 FRB가 발생하는 위치를 알 수 있다면 원인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FRB가 발생하는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호의 ‘반짝임(scintillation)’을 이용했다. 천체에서 나온 전자기파는 은하 가스 등을 통과하면서 굴절돼 반짝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멀거나 작은 물체일수록 반짝임이 커진다. 연구팀은 FRB의 반짝이는 정도를 통해 FRB가 발생한 영역의 크기를 추정하기로 하고, 2022년에 감지한 ‘FRB 20221022A’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신호에서 반짝임이 관찰됐고 반짝임을 만든 FRB와 지구 사이의 가스 위치도 확인했다. 이를 종합해 FRB 크기를 역으로 추정한 결과, FRB가 중성자별로부터 최대 3만 km 이내의 자기권에서 만들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성자별의 자기권에서 FRB가 만들어졌다는 가설에 힘이 실린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키요시 마스이 MIT 물리학과 교수는 “반짝임 기술은 FRB의 근원을 찾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