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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순록이 눈밭에서 먹이 찾는 비결, 자외선 보는 눈

 

새하얀 눈 속, 순록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다. 지의류다. 순록은 지의류를 주식으로 하는 유일한 반추동물이다. 눈 덮인 땅에서 순록은 어떻게 먹이를 찾는 걸까. 비결은 자외선(UV)을 보는 눈에 있었다. 너새니얼 도미니 미국 다트머스대 생명과학 및 인류학과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순록 안구의 휘판(tapetum lucidum) 색이 변하는 덕에 눈 속에서 지의류를 잘 찾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연구 결과를 2023년 12월 15일 국제학술지 ‘아이-퍼셉션’에 발표했다. doi: 10.1177/20416695231218520

 

휘판이란 척추동물의 망막이나 망막 뒷부분에 있는 조직으로, 빛을 반사해서 야간 시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어두운 곳에서 동물 사진을 찍으면 눈만 번쩍이게 보이는 이유가 휘판에서 빛이 반사되기 때문이다. 포유류 중 고양이, 개, 소 등이 휘판을 가지고 있고,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 다람쥐, 돼지 등은 휘판이 없다.

순록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휘판의 색이 변한다. 여름에는 다른 포유류처럼 황금색을 띠다가 겨울에는 짙은 파란색이 된다. 휘판이 선명한 파란색으로 변하면 자외선이 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휘판은 자외선을 차단해서 포유류의 눈을 보호한다. 그러나 순록은 휘판이 파란색일 때 최대 60%까지 자외선을 통과시킨다.

 

연구팀은 1500종 이상의 지의류가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케언곰 국립공원에서 일부 지의류의 반사 스펙트럼을 기록해 자외선 흡수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순록이끼라고도 불리는 사슴지의(Cladonia rangiferina)가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슴지의는 순록의 주식으로, 회백색을 띠고 있어 하얀 눈 속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하얀 눈은 자외선을 반사하고 사슴지의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따라서 자외선을 기준으로 보면 눈은 하얗게, 사슴지의는 어둡게 보여 뚜렷하게 대비된다.

 

연구를 이끈 도미니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순록은 춥고 척박한 환경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 한다”며 “멀리서도 이끼류를 볼 수 있다면,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칼로리소모를 줄일 수 있어 큰 이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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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수린 기자
  • 디자인

    이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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