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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복잡한 로봇 손 ‘한 번에’ 인쇄하는 3D 프린팅 기술

 

손을 구성하는 뼈, 인대, 힘줄 등 요소는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다. 뼈는 단단하고, 인대나 힘줄은 유연하다. 그래서 손처럼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기계를 만드는 일은 서로 물성이 다른 각 요소를 만들고 결합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렵다. 그런데 이 일을 3차원(3D) 프린팅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기술이 발표됐다.

 

로버트 카츠슈만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기계 및 공정공학과 교수팀은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 ‘잉크빗(Inkbit)’과 함께 복잡한 구조의 기계를 인쇄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기법을 이용해 사람 손처럼 뼈, 인대, 힘줄 등을 갖춘 로봇 손을 단 한 번의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2023년 11월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doi: 10.1038/s41586-023-06684-3

 

연구팀이 사용한 재료는 탄성이 좋으면서도 강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 ‘티올렌’이다. 티올렌을 이용하면 단단한 뼈와 유연한 인대 모두 만들 수 있지만, 느리게 굳는 특성이 있어 그간 3D 프린팅에 쉽게 사용하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 물체를 3D 프린팅 한 이후에는 물체 표면의 요철을 긁어내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그런데 티올렌처럼 느리게 굳는 재료를 사용할 경우, 이 작업을 진행할 때 잘라낸 요철 찌꺼기가 장비에 달라붙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초에 요철이 만들어지지 않는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3D 프린터에 3D 레이저 스캐너를 결합해 티올렌이 한 층씩 인쇄될 때마다 표면의 요철을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요철을 확인한 후 다음 층을 인쇄할 때 이전 층 인쇄에서 생긴 요철을 상쇄하도록 분사량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해 로봇 손 외에도, 심장, 보행로봇 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카츠슈만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로봇 손처럼 부드러운 재료로 만든 로봇은 금속으로 만든 상업 로봇에 비해 확실한 이점을 가진다”면서 “(부드러운 재료로 만든 로봇은) 인간과 함께 협업할 때 인간을 상처 입힐 위험이 적고, 쉽게 깨지는 물건을 다룰 때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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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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