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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파트너]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꿈꾸다

 

“서버를 돌릴 때도 전력을 쓰지만, 이때 발생한 열을 쿨링(냉각)하는 데도 만만찮은 전력이 쓰이죠.”


6월 3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서버실을 찾았다. 낮 기온이 30℃를 넘어서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20℃ 내외로 유지되는 서버실의 내부에서는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위-잉’ 시끄럽게 돌아가는 컴퓨터에는 각각 냉각장치가 달려 있었다. 서버를 돌리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모두 전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200~250TWh(테라와트시·1TWh는 1조 Wh)의 전력을 사용했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2020년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526TWh)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데이터 시장이 성장하며 데이터센터는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다. 전 세계가 동참하는 탄소중립 기조에 데이터센터만은 역행하는 셈이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김대훈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효율을 높여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대회(IEEE/ACM MICRO 2021)에 발표한 엔맵(NMAP)이 대표적이다. 엔맵은 네트워크 부하 수준에 따라 서버 프로세서의 전력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버에 정보를 많이 요청하면 프로세서의 전압과 주파수를 높이고, 요청을 적게하면 전압과 주파수를 낮춘다.


이때 네트워크 요청이 얼마나 있는지를 빠르게 예측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만약 처리할 요청이 많은데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지연 시간이 발생하고, 이는 성능 저하를 뜻한다. 김 교수팀은 운영체제(OS)의 네트워크 처리 방식에 주목했다. 네트워크 요청은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된다. 평소에는 네트워크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처리하는데 (인터럽트 모드), 만약 네트워크 요청이 많으면 이를 한꺼번에 처리한다 (폴링 모드). 어떤 모드가 더 많은지에 따라 네트워크 부하 수준을 추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기존에 전력 효율 관리 기술은 프로세서의 사용량을 기반으로 작동해 반응속도가 느렸다”며 “엔맵은 네트워크 부하의 변화를 훨씬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맵은 기존 리눅스에서 제공하는 전력 관리 기술에 비해 최대 35.7% 전력을 절감했다. doi: 10.1145/3466752.3480098


한편 사용되지 않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김 교수는 “데이터센터 서버의 평균 메모리 사용량은 40~60%로 절반은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사용 메모리(DRAM)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한 그린딤(GreenDIMM)을 개발했다. doi: 10.1145/3466752.3480089


엔맵이 전압과 주파수를 낮춰 전력을 절감했다면, 그린딤은 사용하지 않는 메모리 부분의 전원을 꺼버린다. 물리적 공간 내 메모리 블록을 세분화하고, 미사용 메모리를 저전력 상태로 전환한다. 특히 이 기술은 아키텍처(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혼합해 하나의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이 새롭다.


김 교수는 “서버환경의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이런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늘며 저전력 컴퓨팅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증가할 것”라며 “데이터센터 서버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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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과학동아 정보

  • 대구=이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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