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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산호초와 말미잘, 선크림 기능을 반대로 사용해

자외선 차단제(선크림) 성분인 옥시벤존은 산호초를 파괴하는 물질로 논란이 됐다. 팔라우 섬, 하와이 등 일부 섬나라에서는 옥시벤존 성분이 포함된 선크림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옥시벤존이 어떻게 산호에 독성 물질이 되는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윌리엄 미치 미국 스탠퍼드대 토목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옥시벤존이 산호초에 독성을 나타내는 이유를 밝혀 국제학술지 ʻ사이언스’ 5월 6일자에 게재했다. doi: 10.1126/science.abn2600 


인체에서 옥시벤존은 자외선을 흡수한 뒤 빛에너지를 열로 발산해 세포의 자외선 손상을 막는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말미잘이나 산호초가 옥시벤존과 빛에 함께 노출되면 오히려 세포를 손상시키는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산호초와 유사한 말미잘로 실험을 진행했다. 옥시벤존이 포함된 물에 말미잘을 담근 뒤 자외선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자외선에 노출된 말미잘은 모두 17일 안에 죽었다. 반면 자외선을 받지 않은 말미잘은 실험 기간 동안 모두 살아남았다. 옥시벤존 자체로는 산호초를 해치지 않지만 자외선을 함께 받으면 옥시벤존이 독성 물질로 변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빛을 받은 말미잘이 옥시벤존을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당(글리코시드)이 들어간 화합물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당은 해독에 쓰이지만, 옥시벤존-글루코시드 화합물은 빛을 받아 활성화되는 독성 물질이다. 해독을 목적으로 한 대사 과정이 오히려 독소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한편 산호나 말미잘의 공생조류가 숙주를 보호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조류를 이용한 실험에서 말미잘의 공생조류가 옥시벤존과 독성 물질을 대부분 흡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수온이 올라가면 산호초가 조류를 몰아낸다는 점이다. 이는 선크림 오염과 기후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면 산호초가 위험해진다는 뜻이다. 미치 교수는 “해수 온도 상승으로 산호초가 오염 물질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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