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금붕어냐?” 무언가를 금세 잊어버린 사람에게 흔히 하는 농담이다. 그런데 금붕어의 기억력이 사람들의 편견보다 훨씬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연구팀은 바퀴 달린 어항(FOV) 속에 담긴 금붕어가 스스로 어항을 운전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성공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ʻ행동 뇌 연구’ 2월 15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16/j.bbr.2021.113711 세계 최초로 운전에 성공한 금붕어의 탄생 과정을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바퀴 달린 어항이 무엇인가.
연구팀이 우리(금붕어)를 위해 직접 제작했다. 라이다 센서가 달린 카메라를 어항 위쪽에 수직으로 설치해 우리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센서는 컴퓨터 시스템과 연결돼 우리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바퀴 달린 어항을 움직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왼쪽 벽에 붙어 있으면 어항이 왼쪽으로 움직이는 식이다.
어떤 방식으로 교육받았나.
어항을 움직여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보상으로 2mg의 먹이를 받았다. 우리는 어항 바깥으로 보이는 목표 지점을 먼저 눈으로 확인한 뒤 움직였다.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 나가서도 교육을 받았다. 6마리의 실험 참가자가 일주일에 세 번씩 최대 15번의 운전 교습(세션)을 받았다.
결과는 어땠나.
한 세션에서 20번의 시도 중 15번 이상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30분가량이 걸리기도 했지만, 반복된 훈련으로 소요 시간을 5분 이내로 단축했다. 연구팀은 우리를 속이기 위해 실험 공간 안에 방해물을 넣거나, 가짜 목표 지점을 뒀다. 그러나 우리는 속지 않았다. 이는 우리가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있고, 심지어 환경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놀랍다. 그간에 오해가 있었다.
ʻ기억력 3초’라는 오랫동안 억울했던 오해를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운전을 멋지게 해내는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면, 적어도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들은 우리를 비하하지 않기를 바란다(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