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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극복한 재생에너지 어디까지 왔나

기후이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가 기후위기를 경고하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은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경제성이 낮고 시간이나 날씨 등 환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는 비판도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경제성이 개선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단점으로 지적되던 불규칙한 발전량을 극복할 에너지 저장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에 관한 최근 뉴스를 바탕으로 경제성과 효율성 등을 정리해 봤습니다.

 

Q. 저렴해지고 있는 국내 재생에너지 단가…얼마나 싸졌나?

“아직은 원전보다 비싸지만 격차 줄어”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판매 단가는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의 발전 단가 62%가 신규 석탄발전보다 저렴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은 원자력 에너지의 가격이 재생에너지보다 쌉니다만, 차이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용하는 전기는 한국수력원자력, 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 발전 등의 발전회사가 생산합니다. 이들은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을 팔고 수익을 냅니다. 한국전력이 5월 28일 발간한 ‘2021년도판 한국전력통계(제90호)’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020년 기준 5억 2983만 9259MWh의 전력을 구매했습니다. 총 구매 비용만 45조 575억 4700만 원입니다. 평균적으로 1kWh당 85.04원을 주고 산 셈입니다.


그런데 에너지원별로 구매 단가가 다릅니다. 설비 증설, 발전비용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 원자력 발전과 석탄(유연탄)화력발전, 석유화력발전, 가스(LNG)복합발전, 신재생에너지의 구매 단가를 확인해보면 각각 1kWh당 59.69원, 82.13원, 193.12원, 98.83원, 80.24원입니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에 이어 두 번째로 쌉니다. 원자력에 비해서는 약 1.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납니다.
2012년에는 신재생에너지의 가격이 1kWh당 170.56원이었습니다. 당시 1kWh당 39.52원이던 원자력 발전에 비해 무려 약 4.3배 비쌌습니다. 9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 등 태양광 발전비용의 변화에서 비롯됐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균등화 발전비용(LCOE)은 2012년에서 2017년까지 65% 감소했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16% 더 하락했습니다. LCOE는 발전원의 경제성을 비교하는 지표로 발전소 건설 등의 투자비용, 운영, 관리, 운전 유지비, 연료비, 탄소배출비용, 해체와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포함합니다.  환경비용은 탄소배출에 부과되는 비용만 고려하고, 대기환경오염물질의 비용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다만, IEA는 향후 몇 년까지는 국내의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역전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IEA의 ‘ 2020년 균등화 발전비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한국에서 LCOE가 가장 저렴한 발전원은 여전히 원자력으로 예측됐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원전의 LCOE는 1MWh당 53.3달러(약 6만 원)로 여전히 다른 발전원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석탄화력(75.59달러)과 가스복합발전(86.76~95.89달러)이 뒤를 이었고, 재생에너지 가운데에는 태양광이 상업용 98.13달러, 대규모 발전단지 96.56달러로 나타났습니다. 


LCOE는 각국 규제와 생산비용 등의 차이로 격차가 큽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미국, 프랑스, 중국, 인도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은 원전과 LCOE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역시 태양광 발전의 LCOE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Q. 변동성 큰 재생에너지, 극복할 수 있을까?

“ESS·수소로 극복”

 

태양광 발전은 주로 낮에만 운용됩니다. 다른 신재생에너지인 풍력에너지 발전도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에 재생에너지는 하루 중 기껏해야 절반만 이용할 수 있는 반쪽짜리 에너지라는 오명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은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의 도움을 받습니다. ESS는 풍력, 태양광 등으로 생산된 전기나 심야 시간에 생산한 값싼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두는 장치입니다. 생산된 전력을 전력계통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가장 필요할 때, 발전기를 돌릴 수 없는 시간대, 피크 부하에 대응할 때 등에 이용하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는 기술입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려면 ESS 설치는 필수입니다. 

 


다만 ESS는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게 약점입니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ESS 설비화재는 총 28건 발생했는데, 대부분이 풍력과 태양광 ESS 시설이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ESS가 보급된 사업장은 총 1622곳으로,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ESS를 이용하는 사업장은 897곳입니다. 사업장 중 1.73%에서 화재가 난 셈 입니다.
ESS 화재 위험은 리튬이온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저장장치의 근본적인 문제점이죠. 리튬이온배터리 자체가 중간에 전해질막이 손상됐을 때 화재 위험이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ESS 화재 발생이 적은 유럽의 운영방식, 설치방법 등을 참고, 보완해 안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 화재 위험성을 낮춘 배터리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과열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체 전지 연구가 있습니다. 지난해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은 세계 최고 수명의 ESS용 레독스 흐름 전지를 개발했는데, 전해질로 유기물이 아닌 물을 이용해 화재 위험성을 줄인 것입니다.


전기를 저장할 매체로 수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은 뒤 저장탱크에 저장했다 다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저장한 수소는 수소 이송 트레일러를 이용해 필요한 곳으로 수송할 수 있습니다.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고 수소차의 친환경 연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2014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5차 보고서 실무그룹3 부속서에서 에너지 발전원별로 생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IPCC는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이산화탄소환산(gCO2eq/kWh) 배출량을 도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석탄(820)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중위값 기준)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뒤를 천연가스(490)가 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태양광(48)과 원자력(12)은 적은 양을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재생에너지가 보편화된 미래를 상상하다


과학동아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신재생에너지가 보편화된 미래를 상상한 브로마이드를 9월 전독자에게 제공합니다. 일상부터 산업 현장까지 다양한 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유통, 소비하는 과정을 한 장의 일러스트에 담았습니다. 수소에너지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원리도 인포그래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에너지와 얼마나 밀접한지, 그런 에너지를 어떻게 보다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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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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