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의 협동 로봇과 위기 상황을 타개해줄 재난구조 로봇, 우주에서 쓰일 수리 로봇까지 로봇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무엇이든 집을 수 있는 만능 로봇손만 개발된다면 말이다.
월터 버셔 미국 예일대 기계공학 및 재료과학부 연구원팀은 사람의 손처럼 손바닥까지 활용해 물건을 더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집을 수 있는 로봇손을 개발했다. 기존에 개발된 로봇손 대부분은 손가락 모양의 집게만을 이용하기에 사물의 형태와 특징에 따라 집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새로운 로봇손을 개발하기 위해 6250개의 후보 디자인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크기와 형태 등이 각기 다른 10개의 사물을 각각의 손이 얼마나 잘 집을 수 있는지 확인한 결과 전체 손의 크기 대비 손바닥을 25%, 두 손가락 마디를 각각 43%와 32% 비율로 설계했을 때 가장 잘 집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손바닥 구조를 겸비한 로봇손을 만들어 골프공과 머스타드통, 오렌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집으며 성능을 확인했다. 로봇손은 사물의 위치에너지를 계산해 물건을 가장 안정적으로 집을 방법을 결정했다. 실험 결과, 손바닥이 있는 로봇손은 물건 모두를 손쉽고 안정적으로 잡았을 뿐만 아니라, 형태와 물성에 따라 집게손가락만을 이용하거나 손바닥을 지지대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구현했다.
버셔 연구원은 “최적의 디자인을 통해 기존의 로봇손이 해내지 못했던 동작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5월 12일자에 발표됐다. doi: 10.1126/scirobotics.abd2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