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외활동복 Extravehicular Mobility Unit
선외활동복은 여압복보다 훨씬 더 많은 장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1인용 맞춤형 우주선에 가깝다. 선외활동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이다. 사람이 갑자기 진공 환경에 놓인다고 해서 펑 터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맨몸으로 우주에 나가면 태양광이 닿는 피부는 120도 이상 올라가 익어버리고, 햇빛이 닿지 않는 반대쪽은 영하 150도에 놓인 상태로 얼어버려, 화상과 동상의 고통을 동시에 느끼며 죽게 된다.
이 때문에 선외활동복은 여압복보다 훨씬 두껍게 제작한다. 태양광과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극한의 추위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헬멧 또한 유해 광선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코팅돼 있다. 이외에도 체온 유지를 위한 장치, 산소 공급 장치와 우주복에 전력을 공급하는 연료전지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유인기동장치(MMU)를 더하면 자유롭게 우주를 유영할 수 있다. 의자 형태의 MMU는 밑면과 뒷면에 로켓 팩이 설치돼 있어 우주 공간에서 유영이 가능하다. 영화 ‘그래비티’에 나오는 우주 유영 장치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위험성이 높아 현재는 쓰이지 않으며, 로봇팔이나 안전줄에 우주복을 연결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우주왕복선용 여압복 Pressure Suit
선내생활복 Space station Clothing
우주복을 입고 우주로 나가는 것은 우주인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주복을 입고 생활하는 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너무 크고 거추장스럽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인간의 생존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진 곳에서는 비상 상황이 아니면 여압복이나 선외활동복은 짐이 된다.
NASA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1965년 제미니 7호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실험에서 장기간 우주 비행에서는 간편하게 개량한
우주복을 입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훨씬 이롭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아폴로 7호부터는 상황에 따라 선내에서 우주복을
벗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착륙 상황이나 선외 활동할 때를 제외하면 우주비행사는 평상복이나 작업복을 입는다.
그중 많이 알려진 것이 NASA 우주비행사가 입는 파란색 유니폼이다. 위아래가 붙어있는 원피스형 유니폼은 큰 주머니와 벨크로가 여러 개 달린 점만 빼면 평상복과 다를 바 없다. 책상 등에 물건을 얹어놓을 수 없는 무중력 공간의 특성상 물건을 고정하고 보관하기 위해 주머니와 벨크로를 옷 곳곳에 디자인했다.
올란(Orlan) Russian Spacesuit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답게 자체 우주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우주복은 선외활동복 ‘올란’이다. 원래는 달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옛 소련의 달 착륙 계획이 취소되면서 우주 유영용으로 쓰이게 됐다. 1977년 초기 모델인 올란-D가 최초로 사용된 이래 올란-DM, 올란-MK 등 개량을 거쳐 2017년부터 올란-MKS 모델을 사용 중이다. 올란은 12~14겹의 섬유로 제작된다. 우주복을 몸에 밀착시키는 스판덱스와 단열 충전재인 우레탄, 우주복의 손상을 막는 케블라 등이 핵심 재료다. 올란의 가장 큰 장점은 크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개인별로 맞춤 제작되는 미국 우주복과 달리, 신장이 165~190cm면 착용할 수 있다.
올란의 내부는 0.4기압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복(0.27기압)보다는 내부 기압이 높다. 이 때문에 섬세한 작업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대신 입기 전 감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짧아 우주 유영에 빠르게 투입될 수 있다. ISS 내부는 지구와 같은 1기압을 유지하고 있어, 선외활동 전 감압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 우주복 SpaceX Spacesuit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2017년 8월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페이스X가 개발한 차세대 우주복을 직접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
이 우주복이 처음 공개됐을 때, 실제 우주복인지 아니면 디자인만 적용한 것인지 논란이 있었다. 우주복치고는 굉장히 ‘슬림’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입었던 우주복은 여압복의 일종으로,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다. 머스크는 이미 진공 테스트를 거친, 실제로 사용 가능한 우주복임을 강조했다.
차세대 우주복답게 기존 우주복과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헬멧의 경우 3D 프린팅을 통해 제작되며, 손을 보호하는 장갑의 경우 터치스크린 인식이 가능하다. 또한 비행사마다 개인별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이 우주복은 앞으로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크루 드래곤’에 탑승하는 우주비행사가 착용할 예정이다. 크루 드래곤은 최대 7명이 탑승 가능한 궤도 비행용 우주선이다. 무인 상태로 2019년 3월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하며 유인 우주 비행을 위한 점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