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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학일기] 책 660만 권 보유한 우한대 도서관

중국 대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의는 시험 기간이 아니어도 굉장히 높다. 학과에서 배우는 내용도 방대하거니와 난도도 매우 높아 평소에 열심히 공부해도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도서관에 조금만 늦게 도착해도 열람실에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다만 어려운 수업 덕분인지, 막상 시험을 치를 때 체감 난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유학생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만큼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며 도서관과 친해져야 한다. 


우한대에는 도서관이 총 네 개 있다. 우한대는 문리학부, 공학부, 정보학부, 의학부 등 학부가 크게 네 개로 나뉘어져 있고 지리적으로도 분리돼 있어 학부별로 도서관이 하나씩 있다. 학부 도서관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의 종류도 다르고 각각의 특징이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도서관은 문리학부 도서관이다. ‘총(總)도서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우한대가 소장하고 있는 약 660만 권의 책 중 절반에 해당하는 330만 권 가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5000여 종의 발간물을 열람할 수 있다. 


총도서관은 그 이름에 걸맞게 전체 도서관을 관리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특히 유학생의 경우 내국인 학생과 달리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총도서관에서 도서관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총도서관 옆에는 우리나라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비슷하게 생긴 미술관이 하나 있는데, 정식 명칭은 ‘완린예술박물관’이다. 2013년 우한대 개교 1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졸업생인 천둥성(陳東升) 타이캉생명보험 회장이 1억 위안(약 169억 원)을 들여 지은 박물관으로, 우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공학부 도서관은 강의동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강의동은 20층까지 있는데, 그중 2~5층이 도서관이다. 총 열람실은 12개이며, 좌석은 1000석쯤 된다.


의학부 도서관은 접근성이 안 좋은 편이다. 다른 학부 도서관은 걸어가거나 교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지만, 의학부 도서관은 지하철이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학교 밖으로 나가야 있다. 의학부 도서관은 추허한제(楚河漢街)라는 번화가 바로 옆에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의 명동 같은 곳으로 유명 브랜드 상점과 카페, 식당 등이 모여 있다.


내가 가장 자주 다니는 도서관은 정보학부 도서관이다. 기숙사에서 이동하기에 가장 편리해서다. 보통 유학생들은 문리학부에 위치한 기숙사에 거주하지만, 정보학부에는 나처럼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을 위한 외국인 기숙사가 따로 있다. 


이 도서관에는 주로 지하 측량이나 사진 측량, 원격탐지, 지리정보공학, 컴퓨터, 무선 전자공학 등 정보학부에 속한 전공들과 관련된 책들이 소장돼 있다. 또한 도서관 내에 VR(가상현실)기기와 3D프린터도 비치돼 있는데, 주로 도서관에서 행사를 주최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정보학부 도서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으로 구성된다. 1~4층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1층에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구역과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구역, 그리고 육각형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자습 공간이 있다. 맥북을 비치한 구역과 토론을 할 수 있는 구역도 따로 있다. 2~4층에는 책과 발간물이 있는 자료실과 책을 읽고 자습할 수 있는 열람실로 구성된 일반적인 도서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곳은 1층의 컴퓨터석과 다른 층의 열람실이다. 

 


모든 도서관 좌석 이용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모든 좌석에 고유 번호가 있어 예약해야만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위챗(중국 메신저)에 우한대 공식 계정을 추가해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다. 
도서관에 입장할 때는 우리나라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생증를 찍는데, 스마트폰으로 좌석을 예약한 뒤 30분 안에 도서관 출입 기록이 없으면 예약이 자동으로 취소된다. 다만 점심 식사(오전 11시~오후 1시)와 저녁 식사(오후 5~7시) 시간에는 1시간 동안 나갔다가 들어와도 예약이 취소되지 않는다. 도서관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개방되며, 시험 기간에는 1층을 24시간 개방한다. 


사실 우한대 도서관의 기본 시설이 그다지 우수한 편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도서관도 시설이 좋은 편이거니와, 도서관 외에도 스터디용 공간이 많고, 여차하면 카페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한대 근처에는 공부하기에 적합한 카페가 몇 군데 없고, 24시간 운영 카페는 전혀 없다. 도서관을 대체할 장소의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게 우한대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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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임형은 우한대 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 서동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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