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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연수 차 1년 간 머물 때였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학사 일정에 ‘교사 감사 주간(National Teacher Appreciation Week)’이 있었다. 5월 첫 주가 통째로 교사 감사 주간이었다. 한국의 스승의 날 같은 건가. 어떻게 감사를 표시하라는 걸까. 미국에 오래 거주한 지인에게 물었다. “선생님께 선물을 드려야 하나요?”


짧게 겪었지만 미국은 모든 것이 시스템화 된 나라였다. 관계는 공식적이고, 온정주의가 끼어들 여지가 적은 사회다. 일단 줄부터 서게 만들고,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려주지 않아 운전면허증 발급 신청에 하루를 써야 하는, 주민에 대한 서비스가 나쁘기로 악명 높은 차량국(DMV)조차도 ‘안전한 미국’을 근거로 시스템에 따라 움직였다. 그런 미국 사회와 교사 감사 주간은 묘하게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졌다. 


“적당히 감사 표시를 하면 돼요. 10~15달러(약 1만2000원~1만7000원) 기프트 카드와 아이들이 직접 쓴 감사 카드 정도면 될 거에요.” 


‘적당히’라니, 감사 ‘표시’라니. 이런 단어가 시장 원리에 충실한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의 제도 안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충격에 가까웠다. 일단 지인의 조언대로 기프트 카드와 감사 카드를 준비해 아이들의 담임교사에게 건넸다. 


한국은 매년 스승의 날이면 촌지 문제로 시끄러웠다. 결국 2016년 9월 일명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됐고, 이제 스승의 날 학생은 교사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도 못 준다. 학급 학생들이 돈을 모아 담임교사에게 선물하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미국도 교사 감사 주간의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한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교사에게 수백 만 원대 명품 가방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시끄러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와 교사는 ‘10~15달러’라는 감사의 기준을 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래야 교사 감사 주간이 제도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축하받지 못하는 스승의 날’이 안타까워 전국의 과학동아 독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과학 선생님을 자랑해 달라고. 이번 호에는 제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듬뿍 받는 과학 선생님 4명을 소개한다.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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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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