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뼈 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미세혈관이 발견됐다. 해부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마티아스 군제르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 의대 교수팀은 쥐의 다리뼈에서 미세혈관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 1월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의 혈액세포를 연구하기 위해 형광물질로 염색해 실험하던 중 우연히 혈액세포가 뼈 속을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연구팀은 신남산에틸이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다리뼈를 투명하게 만든 뒤, 시트광 형광 현미경 기법(LSFM)과 X선 현미경으로 다리뼈를 관찰했다.
그 결과 다리뼈 피층을 통과하는 수백 개의 혈관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경피혈관(TCVs·Trans-Cortical Vessels)’이라고 명명했다. 실험 결과 동맥혈의 80% 이상, 정맥혈의 59% 이상이 경피혈관을 통과하고, 호중구(포유류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백혈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경피혈관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의 뼈에도 경피혈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제르 교수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혈관을 발견했다”며 “이 혈관들은 골수에서 면역세포를 내보내는 중요한 경로로 보인다”고 말했다. doi:10.1038/s42255-018-00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