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사찰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통도사(경남 양산시), 부석사(경북 영주시), 봉정사(경북 안동시), 법주사(충북 보은군), 마곡사(충남 공주시), 선암사(전남 순천시), 대흥사(전남 해남군) 등 7개 사찰이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이란 이름으로 등재됐다. 이들 산사는 지금까지 1000년 넘게 승려들의 수도 생활이 이뤄지고 있는 역사의 산실이기도 하다.
통도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불국사, 법주사와 함께 한국 3대 사찰 중 하나다. 통도사는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으로 나뉜 상중하 방식의 구조가 특징이다. 하로전부터 상로전으로 들어갈수록 면적이 좁아지는데, 이는 공간적 긴장감을 증폭해 부처의 진리에 닿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 사진 중앙은 금강계단이다. 금강계단 가운데 종 모양의 사리탑에는 부처의 진신사리가 봉인돼 있다.
마곡사
충남 공주시 태화산 동쪽 산허리에 있는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에 승려 자장이 창건했다. 창건 당시에는 30여 칸으로 이뤄진 대사찰이었는데, 현재는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영산전(보물 제800호), 사천왕문, 해탈문 등 일부만 남아있다. 사진은 대광보전에 있는 백의수월관음도다.
대흥사
전남 해남군 두륜산 도립공원 내에 있는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僧軍)의 총본영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6·25전쟁 중에 해남이 북한군에게 점령당했을 때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사리를 봉안하는 대흥사 사리탑의 문양.
전남 해남 대흥사에서 한 승려가 법고를 쳐 예불 시간을 알리고 있다.
봉정사
경북 안동시에 있는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창건됐다. 작고 아담하지만, 국내에 남아있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극락전’으로 유명하다. 극락전은 고려시대(1200년대 초) 지어졌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목재를 층층이 쌓아 만든 구조가 명쾌하게 보여 한국 건축의 구조미를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국보 제 15호로 지정돼 있다. 사진은 대웅전이다.
선암사
선암사는 전남 순천시 조계산 동쪽 기슭에 있는 절이다. 백제 성왕 7년(529년)에 고구려 승려인 아도화상이 절을 짓고 ‘해천사’라고 부른 것이 선암사의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고려시대에 의천이 절을 크게 중창하고 천태종의 본거지로 번창했으나, 조선 선조 때 정유재란(1597년)으로 큰 피해를 입어 거의 소실됐다. 조선 후기에 새로 지어지면서 당시의 화려한 건축 양식이 반영됐다. 사진은 위에서 내려다 본 선암사 전경.
법주사
법주사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진흥왕14년(553년)에 의신대사가 창건했다. 특히 우리나라 탑 중 가장 높은 건축물(5층)이자 하나뿐인 목조탑인 ‘팔상전’으로 유명하다. 벽면에 석가모니 부처의 일생을 8개의 장면으로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그려져 있어 팔상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진은 팔상도가 있는 팔상전 내부다.
부석사
부석사는 경북 영주시 소백산 국립공원의 봉황산에 위치해 있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승려인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세운 화엄종 사찰이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몇 안 되는 고려시대 건축물로 국보 18호로도 지정돼 있다. 무량수전은 배흘림기둥으로도 유명하다. 배흘림기둥은 허리 부분의 지름을 가장 크게 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지름을 줄인 항아리 모양의 원기둥이다. 이는 멀리서 봤을 때 안쪽으로 굽어보이는 착시 현상을 방지해 건물을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디자인이다. 사진에서 오른쪽이 무량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