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1억5000만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별을 집어삼키는 초대형 블랙홀이 트림하듯이 ‘제트(jet)’를 분출하는 장면이 관찰됐다. 미국 국립 전파천문대(NRAO)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10년 동안 제트 현상을 관찰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6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이 현상은 ‘Arp 299’로 알려진 서로 충돌하는 두 은하 중 하나에서 관측됐다. 은하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2000만 배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다. 이 블랙홀이 태양보다 두 배 무거운 별을 끌어당긴 뒤, 산산 조각내는 과정에서 제트를 내뿜는다.
이 현상을 처음 관측한 것은 2005년 스페인령 카나리 제도에 있는 윌리엄 허셜 망원경이었다. 윌리엄 허셜 망원경이 특정 전파를 포착한 이후 미국 전파망원경배열(VLBA), 동아시아 전파간 섭계(VLBI) 네트워크 등 세계 각지의 전파망원경이 10년간 이 전파를 관측했다.
그 결과 전파가 한쪽 방향으로만 방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것이 제트 현상에서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현상임을 확인했다. 제트 현상으로 물질이 방출되는 속도는 광속의 4분의 1정도로 측정됐다.
연구에 참여한 미구엘 페레즈토레스 스페인 안달루시아천문연구소 연구원은 “29개 기관이 오랜 기간 공동연구를 통해 이룩한 성과”라며 “제트 현상을 관찰하면 수억만 년 전 은하가 생성된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i:10.1126/science.aao4669